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 원 유지…정책 불확실성 해소
외국인 6일째 순매수, 이달에만 5조 원 가까이 사들여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정부 방침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400선을 넘어섰다. 15일 지수는 장중 한때 3420선을 돌파하며 10거래일 연속 상승,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77포인트(0.35%) 오른 3407.31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2.24포인트(0.36%) 오른 3407.78로 출발해 한때 3420.23까지 치솟았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상승 폭이 줄었다. 종가 기준으로는 열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을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667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82억 원, 1368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달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8일부터 순매수를 이어온 외국인은 이달에만 4조924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키웠고,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부각되면서 국내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강세를 뒷받침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34만1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고, 종가는 전일 대비 0.76% 오른 33만1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7만7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종가는 1.46% 상승한 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당정 협의에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앞으로도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기업과 국민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7월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커졌던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된 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정부 결정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증시 불안정 우려를 해소하고 자본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여당까지 가세하면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환경도 증시에 힘을 실었다. 1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인하 기조는 달러 약세와 유동성 확대를 유발해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양도세 대주주 기준 유지와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3400선을 돌파하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면서 “증권·금융주는 정책 기대감에 반도체와 로봇주는 업황 개선과 규제 완화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 불확실성과 차익 실현 매물 부담이 상존하는 만큼 18일 열리는 FOMC 이후 통화정책 경로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율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지주 업종이 반등했다”며 “대통령이 규제합리화 전략회의를 열고 로봇·자율주행 등 신산업 규제 완화를 언급한 것도 테마주에 모멘텀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