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4년 만에 가장 뜨거운 부활 신호탄을 쏘고 있다. 일주일 사이 7개 기업이 뉴욕 증시 문을 두드리며 2021년 이후 최다 주간 상장을 기록했다. 침체 국면을 지나 업종 다변화와 투자자 저변 확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증시에는 스웨덴 핀테크 업체 클라르나(Klarna),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Gemini), 블록체인 기반 대출 기술기업 피겨(Figure), 지역 커피 체인 블랙록 커피바(Black Rock Coffee Bar) 등 7개 기업이 상장했다. 이로써 올해 미국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50곳으로 늘었다. 2021년(397개) 이후 급감했던 IPO 건수가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눈에 띄는 변화는 주력 업종 다변화다. 과거 빅테크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재와 핀테크, 가상자산 등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사이클 회복과 시장 체력 개선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미국 투자 리서치 기업 잰슨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엄격한 규제 환경 속에서 많은 기업이 비상장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규제 완화와 도미노 효과로 2021년 이후 가장 활발한 IPO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열기가 확인된다. 제미니는 상장 첫날 장중 한때 60% 이상 급등했으며, 종가는 14% 이상 올랐다. 클라르나 역시 공모가 대비 15% 상승 마감했으며, 블랙록 커피바는 IPO로 약 4000억 원을 조달했다. 이보다 앞서 뉴욕 증시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이 상장 첫날 168% 올랐고, 소프트업체 피그마(Figma)는 상장 직후 250% 이상 급등하며 미국 IPO 재가동을 알렸다.
한편 한국 IPO 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은 전형적인 비수기인데다 7월 이후 적용되는 다양한 규정이나 정책 영향이 반영되기 전이라 기업들이 우선 관망하고 있다"며 "이달은 IPO에 도전하는 기업 수가 역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명인제약과 무신사, 더핑크퐁컴퍼니 등 대어급들이 줄줄이 상장을 예고하고 나선 만큼 시장 분위기 반전 기대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