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해안’ 프로젝트 가속

미국 기업 아마존이 증강현실(AR) 글래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잇따라 AR 글래스 시장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쟁 국면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2~3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속도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소비자용과 배송기사용 두 가지 모델의 AR 글래스를 개발 중이다. 소비자용 제품은 내비게이션, 쇼핑, 음성 제어, 아마존 생태계와의 연결 기능 등을 탑재할 예정으로, 출시 시점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가 거론된다.
물류 전용 모델은 배송기사가 소포를 분류하거나 경로를 탐색하는 데 특화된 기능을 갖추며,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약 10만 대 규모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졌다. 두 모델은 동일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유하되, 소비자용 모델은 풀컬러 디스플레이와 보다 슬림한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한다.
현재 AR 글래스 시장은 메타가 주도하고 있다.
메타는 레이밴과 협업한 스마트 글래스에 이어, 이달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소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형 ‘하이퍼노바(Hypernova)’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개발자 전용 AR 글래스 ‘오라이언(Orion)’을 배포하고, 후속 모델 ‘아르테미스(Artemis)’를 2027년께 일반 소비자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AR 글래스 출하량은 올해 6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기발광다이오드 온 실리콘(OLEDoS) 패널 가격 하락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프로토타입 출시가 맞물리며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030년에는 출하량이 3210만 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 젠틀몬스터 등과 함께 ‘해안(HAEAN)’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AR 글래스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 등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젠틀몬스터가 담당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최근 독일 베를린 IFA 기자 간담회에서 스마트 글래스 현황에 관해 “많은 자원을 투입해 개발 중이며, 완성도가 높아지는 시점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AR 글래스 시장은 아직 명확한 승자가 없는 초기 단계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개화기가 시작됐다”며 “삼성전자 역시 기존 모바일·가전 생태계를 기반으로 AR 글래스를 연결하는 전략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