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종료...실제 성과 뒷받침 돼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됐다. 주식시장 정상화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코스피는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의지가 여전하다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산업·기업 성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3344.20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도 개장 후 1% 넘게 급등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이후 코스피는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에 영향을 받으며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며 "이번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증시 정책 기대감이 회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기자회견에서 상법 개정과 관련해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닌 일부 부당한 지배주주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발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행처럼 여겨졌던 지배주주 중심에서 일반 주주 포함 전체 주주 중심으로 전환시키겠다는 함축적인 메시지가 내포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기자회견은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의지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국내 증시 방향성은 상방으로 잡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부정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벤트들은 해소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제는 정책 이벤트보다 제도 변화가 산업·기업 성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소득세 인하 철회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였지만 대통령은 원칙적 과세를 강조하면서도 시장 심리를 고려하겠다고 말해 '정책 철회'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산업 정책 역시 기존 디테일을 정리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정 연구원은 "문화 산업에서는 박진영 JYP 대표를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기용을 통한 글로벌 교류 강화, 에너지에서는 '탈원전 회귀는 아니다'라는 실용적 믹스,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강화가 현실적 정책임을 반복했다"며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방향성을 명확히하고, 정책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시장 기대 측면에서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100일 동안은 정책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면 앞으로는 실제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허니문 기간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