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한 지난번 기자회견 질문 숫자는 넘겨야죠"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했던 90분을 훌쩍 넘겨 150분 동안 진행됐다. 앞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120분)보다 더 길었으며, 질문 갯수 역시 15개에서 22개로 늘었다. 언론과 더 솔직하고 친숙하게 소통하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내·외신 기자 152명이 참석했으며, 독립언론 2곳도 영상으로 질문을 던졌다.
하얀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회견장에 들어서며 맨 앞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지난달 국민임명식 때와 같은 흰색 넥타이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기자단은 1.5m 거리를 두고 마주 앉았다. 지난 회견과 마찬가지로 기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지가 담은 것이다. 다만 뒷줄 기자들을 배려해 낮은 높이의 연단을 새로 설치했다. 이전 회견에서 “뒤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던 데 따른 조치였다.
두번째 기자회견이었던 만큼 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두발언을 마치고 박수를 받자 "손뼉치기 부담스러우실 텐데 치지 않으셔도 된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고 농담을 던진 것.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이른바 '약속 대련' 없이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대통령실은 질문 기회가 공평하게 돌아가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출입기자단이 준비한 분야별 '필수 질문'을 덮개로 가린 뒤 이 대통령이 무작위로 선택해 답변하도록 했으며, 명함 추첨과 직접 지목 방식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의 질문에 거침없는 답을 이어갔다. 또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허심탄회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발언을 이어나가던 중 "저도 사실은 엄청나게 많이 당했다"며 "우리 아들이 멀쩡하게 직장 다니고 있는데 화천대유(대장동 개발 비리를 주도한 기업)에 취직했다고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직장을 못 얻고 있지 않냐"고 토로한 것이다.
또 기자회견 말미에는 "취조에 응하기 위해 끌려온 게 아니고 저의 입장을 말씀드릴 기회로 삼는 것"이라며 "여러분 질문에 기대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도 드렸으니 말이 길어진 것에 대해 너무 고까워하지 않으시기를 바란다"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