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2040] 전세계서 통하는 K브랜드...이제는 ‘친환경ㆍ가치소비’ 대표 브랜드 돼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 한 장면.)

‘대한민국(K)의 모든 것’이 전 세계에서 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1990년대 후반 드라마 중심의 '한류 1.0' 태동기를 시작으로 2000년대 이후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신한류 바람'이 불었고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광풍이 일면서 K브랜드의 입지가 최정점에 섰다. 이제는 K브랜드가 '2040 넷제로' 규제 강화에 발맞춰 클린뷰티ㆍ업사이클링 등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적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집계하는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총 30억9782만 달러(약 4조25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기간 방송·영상 콘텐츠 성장세가 전년 대비 159%로 가장 높았고 음악(73.9%), 광고(45.7%)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게임산업(15억8187만 달러) 역시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K콘텐츠 수출에 맞춰 K-소비재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 수출 규모는 7억3170만 달러(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연 라면 수출 규모가 3억8328만 달러로 올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한층 확연하다.

K콘텐츠 인기가 소비재로 연결되는 것은 동일 문화제품 소비가 지역 간 문화 근접성을 높이고 소비재 선호도를 제고하기 때문이다. 김윤지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K콘텐츠 수출 경제효과' 보고서를 통해 "K콘텐츠 가운데서도 음악 수출에 따른 소비재 견인 효과가 컸다"라며 "특히 화장품ㆍ가공식품 수출 효과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어 "소비재는 보통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나 취향이 개입되는 소비재의 경우 수요 창출 특이요인이 있으면 된다. 해외 수출에 있어 K콘텐츠가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래 가치소비' 아이콘으로서의 K브랜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가치소비란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관에 따라 정보를 찾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방식으로 제품 브랜드나 광고보다는 제품이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지를 고려해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정치적 사회적 신념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미닝아웃(meaning-out)과 환경을 고려하여 소비하는 그린슈머(Greensumer)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에 K브랜드는 제품 개발뿐 아니라 친환경 포장 및 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동서식품 등 대형 식품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종이 재질, 생분해 필름 등을 적용한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플렉소 인쇄 기술로 잉크 및 유해 화학물질 배출을 대폭 감소시키고, 신세계푸드는 친환경 종이 소재 포장과 용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연간 수십 톤의 플라스틱과 잉크 사용량을 절감하며, 재활용률 99.7%에 달하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K패션 역시 업사이클링 디자인과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MZ세대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 중인 업사이클링 패션은 단순 재활용을 넘어 새 가치를 부여해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 개념이다. K패션은 전통 소재(한지, 한복 디자인 요소 등)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K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와 가치소비 제고를 위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명확한 표준을 구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례로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은 연 1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정의나 인증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해외 진출 시에도 이를 현지에서 인증받거나 입점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류상영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넷제로 경제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현재의 K브랜드 흐름과 경쟁력이 2040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중장기 정책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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