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율 12% 최악 가뭄에 24년 봉인 풀린다…강릉시, 도암댐 물 한시적 수용

주민·시의회 의견 수렴 끝 결단…수질검증위원회 교차검증 거쳐 관리
하루 1만 톤 생활용수 확보 기대…정수 후 먹는 물 사용 가능 판정

▲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에 초록빛 물이 차 있다. 강릉 가뭄 사태가 심화함에 따라 정부는 도암댐을 활용한 해갈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강릉시가 결국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 카드를 꺼냈다. 생활용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2.1%까지 추락하고 아파트 단수 사태가 속출하는 ‘최악의 가뭄’ 속에서 논란이 컸던 도암댐 물을 한시적으로라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하루 1만 톤의 원수를 확보해 가뭄 위기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절박한 선택이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강릉시는 장관 방문 이후 불거진 도암댐 방류 논란과 관련해 주민대표, 시민단체, 시의회 등과 의견 수렴을 거쳐 가뭄 대처를 위해 비상 방류를 수용하기로 했다.

현재 강릉은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이날 오전 6시 기준 12.1%로, 평년(70.9%)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시내 곳곳에서는 아파트 단수와 제한급수가 현실화해 시민 불편이 극심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암댐 활용은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거론돼 왔다.

이번 조치는 과거 중단됐던 발전방류와는 별개다. 도암댐 도수관로는 2001년 수질 악화 논란으로 발전 가동이 중단된 뒤 24년간 봉인돼 있었다. 당시 대관령 일대 목장의 가축 분뇨와 고랭지 밭의 토사·농약 등이 유입되면서 남대천 오염 문제가 불거지며 시민 반발로 발전용 방류가 전면 중단됐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22일 강원 평창군 도암댐을 찾아 시설과 수질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는 단기간 내 학계·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수질검증위원회를 꾸려 환경부 조사와 별도로 자체 수질검사를 진행한다. 교차검증 결과 생활용수 원수로 부적합 판정이 날 경우 방류를 즉시 중단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비상 방류수는 남대천을 거쳐 홍제정수장으로 공급된다. 시는 손실량을 최소화해 공급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강원특별자치도 재난기금 지원을 받아 송수관로 개선공사를 추진 중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도암댐 유입수 등 하루 1만5000톤 이상의 원수를 홍제정수장으로 송수할 수 있다.

강릉시는 “비상 방류로 하루 1만 톤의 원수가 확보되면 오봉저수지 저수율 하락세를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뭄 극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행정안전부, 환경부, 강원특별자치도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은 도암댐 도수관로 방류수 수질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은 “정수처리 시 먹는 물 수질 기준 충족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분석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홍제정수장의 정수처리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기술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강릉수력발전소는 도수관로 개선공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일께 시험방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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