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여야 대표와 오찬 전후 각각 별도 회담
張과 회동서 주식양도세 기준 상향 ‘긍정 검토’ 말해
여야 대표 첫 악수에도 12·3 비상계엄 인식차 극명
張, 특검 연장·내란특별재판부 법안에 재의요구권 요구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가칭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찬 회동 후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나란히 서서 연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오늘 여야 대표는 가칭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형식만 갖춘 보여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가 있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자세한 구성에 대해서는 각 단위의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민생협의체 구성은 장 대표의 제안했고,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여당이 더 많이 양보하면 좋겠다”며 “특히 여야 공통공약을 중심으로 야당이 먼저 제안하고 여당이 응답해 함께 결과를 만들면 야당에는 성과가 되고 결국 여당에는 국정의 성공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야당 대표 요청 시 적극 검토해 소통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 회동 전후로 여야 대표를 각각 30분씩 별도로 만났다. 먼저 오찬 전 이 대통령과의 비공개 단독 회담을 가진 정 대표는 “저는 평소에 대통령과 소통할 기회가 많으니 오늘은 장 대표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도록 진지하게 경청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사전 회동의 분위기가 대통령과 여야 대표 본 회동까지 이어졌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오찬 회동 직후에 만난 장 대표와의 비공개 단독 회담에서는 정치복원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 획기적인 청년 고용 정책, 주식 양도세 대주주기준 상향 조정, 지방 건설 경기 활성화 등의 민생 정책을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와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인식 차이로 악수조차 하기 어려웠던 두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의 주선으로 손을 맞잡았다.
장 대표는 오찬 직전 모두발언에서 “제가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 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안 됐다”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정치를 복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 주신다면 야당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민생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협조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정부, 여당과 야당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에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각을 세워왔던 정 대표도 “장동혁 대표께 뒤늦게나마 당선된 것을 축하하고, 말씀하신 소통의 창구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다음에도 좋은 만남이 이렇게 오늘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이렇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민주당의 대통령,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당 정치권의 이야기, 야당을 통해 들리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고, 듣는 것을 넘어서서 국정에 모든 국민들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12·3 비상계엄 처리에 대한 인식은 변함이 없었다. 정 대표는 계엄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고, 장 대표는 내란 공세를 지적하며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역할을 주문했다.
정 대표는 “내란에 가담한 내란 우두머리와 주요 임무 종사자, 부화수행한 내란 세력들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처벌의 역사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며 “적어도 내란과 외환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만난 만큼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장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한 특검 수사와 여당의 입법 독주와 관련해서 “대통령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는 특검이 더 많이 보였고, 국회도 야당은 없고 여당 한 당만 보였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특검이 계속 야당을 탄압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으면 결국 특검 겨냥하는 것은 야당이 아닌 국민과 민생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저는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부권은 야당의 입법만을 막기 위한 무기는 아니다”라면서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이런 법안들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십사 건의 드린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