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내민 청구서…"1℃ 오르면 소비자물가 0.11%p↑"

기후대응 지연 시 2100년 고온충격 물가 압력 0.97%p 전망
한은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 공급안정·적응투자 시급"

(연합뉴스)

기후변화 대응이 지연될 경우 극한 기상현상이 장기간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월별 평균 기온과 실제 일 최고기온의 차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고온 충격(1℃)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높였으며 평균 0.055%포인트(p) 상승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월별 일 최다강수량이 과거 평균보다 10㎜ 많은 강수 충격도 15개월 이상 소비자물가를 0.033%p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특히 충격의 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비선형적으로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극한 고온 충격시 기온이 1℃ 오를때 마다 12개월 평균 물가 상승압력이 0.11%p까지 치솟았다. 극한 강수 역시 12개월간 평균 0.054%p의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연정인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기상 충격의 크기에 따라 극한기상 구간과 그 외 구간을 나눠 추정한 결과,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구간에서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후 대응이 미흡할 경우 극한기상으로 인한 물가 압력이 중장기적으로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상청 전망을 반영할 경우, 2100년께 일 최고기온은 지금보다 22.7% 높은 평균 42.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고온 충격에 따른 물가 압력은 2031~2050년 0.370.60%p, 2051~2100년 0.73~0.97%p로 2025~2030년(0.32~0.51%p) 대비 두 배를 웃돌 전망이다.

연 과장은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의 공급 안정을 위해 기후변화 적응 투자를 확대하고, 기상 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실물·금융경제와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에 대한 연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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