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차기 총재는?⋯고이즈미ㆍ다카이치 2파전 유력

‘전후 최연소’ vs ‘첫 여성’ 총리 상징성
새 총재 선거전 준비 시작
여소야대 속 총리 취임 불확실

▲고이즈미 신지로(왼쪽) 일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로이터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총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유력 후보로는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고이즈미 신지로(44) 농림수산상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계승해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64)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꼽힌다. 총재로 당선돼 총리가 된다면 각각 ‘전후 최연소 총리’와 '첫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23%로 1위였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2%로 2위였다고 8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차남인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준수한 외모, 탁월한 언변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44세인 그가 총리가 되면 2006년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당시 52세)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총리가 된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24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여당 과반 확보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5월에는 농림수산상에 오른 후 쌀값 급등 상황에서 과감하게 정부 비축미를 풀며 정책 역량을 인정 받았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여성, 비세습 의원으로 아베 내각에서 총무상과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내며 경력을 쌓았다. 2021년 첫 총재 선거에 도전해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3위를 기록했다. 이 흐름 속에서 아베 전 총리를 지지했던 의원들이 지반이 됐다. 2024년 총재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했지만,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당했다. 다카이치는 이시바 정권에서 자민당 총무회장직 제안을 거절하는 등 당 집행부와 거리를 두어 왔다. 그는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고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보수층 지지를 받아 왔다.

이 두 명 외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 총재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재 선거 투개표 시기는 다음 달 초순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 양당은 지난해 중의원 선거와 올해 7월 참의원 선거가 참패해 중의원·참의원 양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었다. 이에 이번에 자민당 총재에 선출되더라도 의회에서 총리로 지명된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에서는 중의원에서 과반 투표로 지명 선출된 총리가 내각을 구성한다. 만약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야당이 힘을 합쳐 비(非)자민 후보를 내세우면 정권을 빼앗길 수 있다. 단 야당은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참정당, 일본유신회, 공산당 등 스펙트럼이 넓어 총리 후보를 단일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새로운 연정 구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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