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대표 관광지인 자갈치시장에서 '7만 원짜리 해삼 한 접시'사건이 불거진 뒤 상인들이 직접 자정에 나섰다. 지역 상권 전체로 불신이 번지기 전에 관광객 앞에서 신뢰 회복을 다짐하겠다는 것이다.
부산 중구청은 지난 5일 오후 3시 중구 유라리광장에서 ‘바가지요금 근절 자정 결의대회’를 열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자갈치어패류조합 등 지역 5개 상인 단체와 중구청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광장을 출발해 건어물시장과 자갈치시장을 행진하며 올바른 가격 표시와 친절한 서비스 문화를 홍보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7만 원짜리 해삼 한 접시' 논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문제의 업소는 자갈치 현대화시장 등 지자체 관리 체계 밖에서 독립적으로 영업하고 있었지만, '시가(時價)'로만 표기한 메뉴판과 불투명한 가격 책정으로 비난을 자초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부산을 찾는 관광객을 기만했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상인들은 전체 상권이 불매와 불신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게 됐다.
자갈치수산물종합시장 본부장을 맡고 있는 금봉달 씨는 "일부 업소의 일탈로 선량한 상인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며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청결하고 친절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기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중구청은 지난 2일 현장 단속을 통해 해당 업소에 가격 미표기 시정 명령을 내렸다. 식품위생법상 업소는 당일 시세라도 반드시 가격표에 명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시정 명령을 시작으로 영업정지까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관광지 바가지요금 문제는 단속 근거가 부족해 행정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전통시장 현대화, 상인 친절교육, 위생점검 등 행정 지원을 총동원해 상권의 신뢰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관광도시 부산의 상징인 자갈치시장은 단순한 재래시장을 넘어 '부산의 얼굴'로 불린다. 이번 논란은 일부 업소의 일탈이 곧 도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상인들의 자정 선언은 관광객의 신뢰를 붙잡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다. 하지만 상인들의 결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표시의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관광객 눈높이에 맞춘 상권 관리 시스템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