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투자처’ ETF, 내년 순자산 300조 넘본다 [ETF 230조 시대 리더를 만나다①-1]

이투데이는 상장지수펀드(ETF) 230조 원 시대를 연 주역들, 국내 10대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들을 릴레이 인터뷰로 만나본다. 이들이 일찍이 ETF 잠재력을 발견한 배경과 지금까지 쌓아온 철학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내놓은 차별화 전략을 심층적으로 짚어본다. 투자자들의 ETF 선택과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운용 리더들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23년만에 시장규모 760배 성장
올해 순자상총액은 32.6% 급증
일평균 거래대금 1조 이상 늘어
상품 수 4종→700여종으로 확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총액 230조 원을 돌파했다. 2002년 10월 첫 ETF 상장 당시 30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시장은 23년 만에 약 760배 성장해 ‘국민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300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230조1047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210조2454억 원)보다 9.45% 늘었고 지난해 말(173조5639억 원)과 비교하면 32.6% 급증했다. 불과 두 달여 만에 20조 원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국내 ETF 시장의 출발은 2002년 10월 11일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4개 상품에서 시작했다. 당시 순자산총액은 3395억 원에 불과했고 거래도 미미했지만 “지수를 주식처럼 거래한다”는 새로운 개념은 자본시장 선진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삼성자산운용이 ‘Korea+Index’를 합친 ‘KODEX’를 내놨는데 이후 국내 ETF 시장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ETF 초창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잦은 변동성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분산 효과로 안정성이 높고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거래 편의성과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분산투자 격언을 가장 잘 구현한 상품으로 개인과 기관을 아우르는 대표적 대중 투자 수단으로 부상했다.

시장의 활기와 관심을 대변하는 지표인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442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3조5534억 원 대비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8월 코스피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 10조393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ETF 운용사도 크게 늘었다. 첫 상장 당시 4개 자산운용사로 시작했던 시장은 현재 28개 운용사로 확대됐다. 상품 수도 초기 4종에서 700여 종으로 불어나며 사실상 모든 투자 수요를 아우르는 ‘ETF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시장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형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혈 마케팅을 이어가고 중소형사들은 차별화보다는 ‘붕어빵 ETF’ 전략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낮은 보수, 더 혁신적인 구조의 상품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낮은 보수와 높은 투명성, 다양한 테마 구성을 앞세워 이제는 연금·기관 투자자의 핵심 자산으로까지 자리 잡았다”며 “향후 세제 혜택과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면 300조 원 시장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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