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축산물 가격 상승이 주도…정부, 한우·한돈 할인행사, 정부양곡 방출
배추·사과 공급 늘려 성수기 대응…연내 유통구조 개선책 마련

8월 농축산물 물가가 전년보다 4.4%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7월 6.2% 상승 이후 최대 폭이다.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공급 불안에 지난해 쌀과 축산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기저효과에 더해 국제 가격 불안, 산지 유통업체 재고 부족이 겹치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는 공급 확대와 할인행사를 동시에 추진하며 수급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 농축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물가 상승에 대해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일부 품목의 공급 불안과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 부족에 따른 쌀 가격 상승, 축산물의 전년 기저효과 및 국제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축산물 물가 상승세는 전반적인 원예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불구하고 쌀·축산물 가격이 뛰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늦은 추석으로 과실류 생육 회복, 국내 축산물 공급여건 개선 등 추석 성수기 공급량은 평년대비 많을 전망으로 추석 성수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 물가 상황을 보면 쌀은 전년 대비 11% 급등했다. 햅쌀 출하 전 공급 공백에 더해 지난해 원료 확보가 부족했던 산지 유통업체들이 올해 벼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정부양곡 3만 톤을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공급된 물량은 가공 후 9월 말까지 전량 시중에 방출된다. 동시에 대형마트와 협력해 할인 행사를 진행,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축산물은 전년보다 7.1% 상승했다. 한우는 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크게 낮아졌던 기저효과로 소비자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현재 한우 가격은 평년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공급량을 확대하고, 유통업체·자조금 단체와 협력해 한우·한돈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한우는 최대 50%, 한돈은 약 20% 할인 판매된다.
돼지고기는 국제 가격 상승이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산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 7월 ㎏당 2.20달러에서 올해 2.51달러로 14% 상승했다. 이 여파로 국내산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9월 도축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현재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원료육 1만 톤을 조기 도입해 10월 말까지 80% 이상을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채소류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폭염으로 배추 출하량이 다소 줄었지만, 정부가 역대 최대 수준인 3만5500톤을 사전 확보해 시장에 적기 공급하면서 가격이 안정됐다. 배추 가격은 8월 하순 기준 포기당 6607원으로, 전년 대비 7.4% 하락했다. 추석 성수기 출하면적도 전년보다 30% 이상 늘어나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일류는 사과·배가 폭염 탓에 출하가 지연됐으나, 과실 크기가 커지면서 생육이 회복세에 있다. 추석 성수기 출하 물량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과 출하량을 5만4200톤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6.5%, 평년보다 31.2% 많은 수준이다. 배도 4만2500톤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돼 전년보다 7.2% 증가한다.
계란의 경우 소비 증가와 산지가격 인상으로 전년 동월 대비 8% 가격이 상승했다. 정부는 양계농협을 통해 계란 공급을 확대하고, 대형마트·유통단체와 협력해 할인행사도 추진한다.
가공식품은 커피·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겹치며 전년보다 4.2% 올랐다. 다만 팜유·설탕 가격은 안정세로 전환돼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외식 물가도 인건비·배달앱 수수료 등의 영향으로 3.1% 올랐다.
홍 정책관은 "연중 농축산물 수요가 가장 많은 추석 명절에 대비해 농축산물 성수품 공급대책 및 대규모 할인지원 방안을 9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 불안과 복잡한 유통구조가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연내에 생산·수급과 연계된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반복되고 있는 농축산물 수급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