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때린다는 美 제재⋯삼성·하이닉스, 반사이익 분석도

VEU 자격 취소에 국내 반도체사 촉각
D램 공급 위축에 가격 반등 전망 효과
국내 장비사 반사이익 기대감 커져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양사는 VEU에 따라 중국 내 생산시설에 미국 반도체 생산장비를 들여올 때 일일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었으니 이제 건별로 별도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뉴시스

미국 정부가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규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지 생산기지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 기업의 글로벌 생산 비중이 워낙 높은 만큼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공급 차질이 오히려 가격 반등을 이끌며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르면 이달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중국 반도체 공장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자격을 취소할 방침이다.

VEU 제도는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미국산 제조 장비를 들여올 때 매번 개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도록 한 일종의 면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이 제도 덕에 장비를 수월하게 반입해 왔지만,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더 이상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이 자격이 사라질 경우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생산설비에 들여오기 어려워지고 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D램을 대규모로 생산 중이다. 두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물량은 각각 회사 전체 글로벌 생산량의 40~50%에 달한다. 생산 비중이 큰 만큼 규제가 현실화되면 직접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시안과 우시 라인은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해외 생산 거점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시설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반드시 악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공급이 위축되면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면서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우시 공장에서 생산하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4는 최근 글로벌 공급량 감소와 재고 소진으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차세대 제품인 DDR5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시 팹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DDR4 공급이 더 위축돼 가격 상승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과거에도 공급 차질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 2013년 9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D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단기간에 제품 가격이 40%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장비 업계는 이번 VEU 자격 취소가 오히려 ‘풍선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산 장비 반입이 어려워지면서 국산 장비가 대체 공급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소식이 전해진 뒤 테크윙과 펨트론 등 국내 장비업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테크윙은 17%, 펨트론은 5% 상승 마감했다.

결국 이번 미국 규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단기 부담이 되는 동시에, 메모리 가격 반등과 국내 장비업체 반사이익이라는 이중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시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겠지만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곽노정
이사구성
이사 9명 / 사외이사 5명
최근 공시
[2025.12.03] [기재정정]타법인주식및출자증권취득결정
[2025.11.28]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분기별공시(개별회사용)]

대표이사
전영현
이사구성
이사 9명 / 사외이사 6명
최근 공시
[2025.12.04]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
[2025.12.04]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