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와 전여친…격한 방탄소년단(BTS) 전역신고식 [해시태그]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슈퍼스타는 신고식조차 달랐습니다. 그 격함에 당황스러울 정도인데요. “드디어 돌아왔다”는 환호 속 예상 못 한 신고식의 주인공은 바로 글로벌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 반가운 포옹은 기습 뽀뽀로 변했고 집 앞 주차장은 스토킹 현장으로 변질됐는데요. 그들의 전역과 함께 사건 사고가 쏟아졌죠.

가장 먼저 ‘민간인’이 된 진(김석진)이 그 첫 타자가 됐는데요. 지난해 6월 BTS의 데뷔일을 기념해 열린 페스타에서 진은 무려 1000명과 차례로 안아주는 ‘허그회’를 열었습니다. 군복무 기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는 진의 의견이 반영된 이벤트였죠. 그러나 따뜻해야 할 무대는 곧 논란의 현장이 됐는데요. 50대 일본인 여성이 포옹 순간 진의 볼과 입술에 기습 뽀뽀를 시도한 것이죠.

당시 진은 얼굴을 돌리며 피했지만 여성은 블로그에 “목에 입술이 닿았다. 살결이 굉장히 부드러웠다”고 적어 공분을 샀는데요. 사건은 ‘팬심 해프닝’을 넘어섰습니다. 국민신문고에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고발장이 접수됐고 경찰은 일본 인터폴과 공조해 해당 여성을 특정했습니다. 서울송파경찰서는 올해 2월 이 여성을 성폭력처벌법상 공중밀집장소 추행 혐의로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지만 외국 거주 피의자가 응하지 않으면서 수사 중지가 결정됐는데요. 그야말로 씁쓸한 신고식의 시작이었습니다.


(연합뉴스)


막내 정국(전정국)은 전역 직후 자택 침입 사건에 연이어 시달렸는데요. 6월 11일 전역 당일, 30대 중국인 여성이 그의 집을 찾아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수차례 누르다 경찰에 붙잡혔죠. 여성은 “전역한 정국을 보러 한국에 왔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그녀를 주거침입 미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두 달 뒤인 8월 30일 밤에는 40대 한국인 여성이 정국 자택 주차장으로 무단 침입했는데요. 차량을 따라 들어간 여성은 CCTV에 포착됐고 보안요원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해당 여성은 “친구 집이라 들어갔다”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죠.

정국은 사건 직후 열린 1일 자신의 생일 라이브 방송에서 직접 심경을 밝혔는데요. 그는 “내가 집에서 CCTV로 다 보고 있었다. 경찰이 오자 (그 여성이) 지하주차장에서 타다닥 도망치듯 문을 열었는데 결국 경찰이 잡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본인이 나랑 친구래… 아미들이 다 가족이고 친구도 맞지만, 그건 아니다. 응원해주는 건 고맙지만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경고했는데요.

사실 정국의 고초는 군복무 중에도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1월 중국 국적 총책이 이끄는 해킹 조직은 정국 명의로 증권계좌를 무단 개설해 그가 보유하던 하이브 주식 3만3500주, 약 83억 원 규모를 불법 이동시켰는데요. 이 중 500주, 약 1억 원어치는 제3자에게 매도하려 했죠.

소속사와 정국 측은 즉시 지급정지 조처로 실질적 피해는 막았지만 충격은 컸습니다. 정국은 같은 해 3월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정국은 명의도용 피해자임이 명백하다”며 주식 반환 판결을 내렸는데요. 해커 총책은 태국에서 검거돼 한국으로 송환됐지만,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죠. 이 사실 또한 뒤늦게 알려지며 씁쓸함을 남겼습니다.


▲방탄소년단 지만(왼), 배우 송다은. (출처=지민, 송다은SNS)


이어 지민(박지민)은 사생활이 폭로됐는데요. 그것도 전 여자 친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죠. 배우 송다은이 틱톡 계정에 지민과 함께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열애설에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사흘간의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 교제 사실은 있으나 현재는 교제하지 않는다”라고 말이죠.

대형 기획사가 아티스트의 과거 연애 사실까지 인정한 건 드문 사례인데요. 늦었지만 솔직한 해명이다, 불필요한 사생활 공개다, 동의없는 상대방의 일방 폭로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죠. 빅히트뮤직은 “무분별한 추측은 삼가 달라”며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입대와 전역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BTS. 이름이 곧 자산이 된 그룹에게 과도한 팬심도, 범죄 사건도 동시에 몰려든 건데요. 축제여야 할 순간이 ‘격한 신고식’으로 변한 이유죠.


(사진제공=하이브 아메리카)


이 신고식은 멤버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았는데요. 소속사 하이브 역시 거대한 사법 리스크와 맞닥뜨렸습니다. 7월 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하이브 본사에 2개 팀을 투입했는데요. 통상 1개 팀만 배정되는 비정기 세무조사에 2개 팀이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었죠. 2022년 정기 세무조사로 수십억 원 추징을 받은 지 불과 3년 만이었기에 시장은 즉각 “특정 혐의가 포착된 것 아니냐”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는데요.

여기에 방시혁 의장 개인의 ‘오너 리스크’가 더해졌죠. 방 의장은 상장 전 IPO 계획이 없다고 밝힌 뒤 측근이 세운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을 매각해 약 200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방 의장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BTS라는 국가 브랜드급 아티스트를 둔 소속사로서는 아쉬움이 남죠.

과거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연평균 생산유발효과를 4조14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는데요. 그렇기에 하이브의 악재는 단순한 기업 문제를 넘어섭니다. 물론 시장의 기대도 큰데요. BTS 완전체 컴백 소식에 하이브 주가는 7월 2일 32만3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세운데다 2025년 예상 매출은 2조6200억 원, 영업이익은 2120억 원으로 추정되죠. BTS 외에도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 소속 아티스트 또한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전역과 동시에 이어진 사건 사고는 BTS의 격렬한 신고식을 알렸는데요. 그러나 이 모든 관심의 소용돌이는 BTS가 여전히 세계 중심에 서 있음을 증명하죠. 이제 남은 건 무대입니다. 내년 봄, 7인 완전체로 돌아오는 BTS. 얼마나 대박이 나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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