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갓·부채까지 동원 "개혁 축제" 분위기 연출
국민의힘 "근조 의회민주주의" 리본 달고 침묵시위
검찰개혁·728조 예산안 놓고 與野 100일 대전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가 1일 개막한 가운데 여야가 개회식 복장부터 극명하게 갈리며 검찰 개혁, 예산안 등 쟁점 이슈들에 대한 대치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복을 입고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은 상복 차림으로 의회민주주의 장례식을 치렀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었다. 다만 본회의장은 마치 두 개의 다른 행사가 열리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화합'의 의미로 제안한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색색깔의 한복을 차려입은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잔칫집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용기 의원은 갓까지 쓰고 등장해 동료 의원들로부터 "사자보이즈냐"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근조 의회민주주의'라고 적힌 리본을 달고 엄숙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고 상복 착용 이유를 설명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에 상사가 발생한 줄 몰랐다. 부고를 내주시면 조문하겠다"며 "차라리 요즘 유행하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오셨으면 위트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개회식의 상반된 복장은 앞으로 100일간 펼쳐질 여야 대립을 압축적으로 예고했다. 22대 국회 두 번째 정기국회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에 한 치의 양보 없는 전면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최우선 과제로 검찰개혁을 꼽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기소 담당)과 중대범죄수사청(수사 담당)으로 분리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만찬에서 '추석 전까지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을 담는다'는 방침을 이미 확정한 상태다.
내란·김건희·채 상병 3대 특검법의 수사 기간을 3차례까지 연장 가능하도록 확대하는 '더 센 특검법'도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담은 내란특별법도 법사위 소위에 회부할 예정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 완수와 민생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며 "개혁의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인 728조 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심사대에 오른다. 올해 본예산 673조 원보다 8.1%(55조 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본예산 기준 처음으로 700조 원대를 돌파했다.
정부는 R&D에 35조 원(19.3% 증가), AI 대전환에 10조 원을 배정하는 등 확장재정 기조를 명확히 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통일교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9~10일경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은 교섭단체 대표연설 날에 맞춰 처리하려는 것을 "치졸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