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관세·좌충우돌 정책 반사이익…모디·푸틴과 한자리

31일부터 양일간 톈진서 SCO 정상회의
첫날 ‘7년 만의 방중’ 모디와 회담
미·러 회담으로 족쇄 풀린 푸틴과도 협력 도모
열병식서 사상 첫 북중러 3자 정상회담 기대

▲시진핑(맨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회담하고 있다. (톈진(중국)/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모디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격을 받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고립외교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시 주석은 두 정상과의 협력을 확대해 반서방 체제를 공고히 하려 하고 있다.

31일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 톈진에서 이틀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막을 올렸다. 시 주석은 전체 회의에 앞서 이날 모디 총리와 회담했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미국이 인도에 50%라는 폭탄관세를 부과한 지 닷새 만에 이뤄졌다.

모디 총리는 그간 중국과의 국경 충돌 등을 이유로 시 주석과 거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러나 관세로 미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의 손을 잡았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국경 분쟁으로 중단됐던 양국 간 항공 직항편 재개를 발표했다.

양국의 새로운 관계 재편은 대중 견제 세력으로 인도를 키우려던 미국의 노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서방 압력에 맞서 공동 전선을 형성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를 통해 러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난달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통해 수년간의 고립외교에서 벗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정을 체결하라고 압박하고자 회담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러시아는 대부분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족쇄가 풀린 푸틴 대통령은 SCO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 등 동맹과의 결속을 노리고 있고 시 주석 역시 이런 점을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SCO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에 덜 지배받는 세계라는 비전을 홍보하려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신화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러 파트너십은 세계 안정화 요인”이라며 “공정한 다극적 세계 질서 구축이라는 비전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양일간의 SCO 회의에 이어 3일 베이징에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도 열린다.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상 첫 북·중·러 3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커졌다. 시 주석으로선 연이은 대규모 이벤트를 통해 서방 견제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조너선 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시 주석의 외교정책 성공은 중국을 방문하는 정상 리스트에서 볼 수 있다”며 “시 주석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에 포위됐다는 느낌보다 중국을 방문하는 정상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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