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중국 후룬연구소(Hurun Research Institute)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지수에 따르면 2025년 유니콘 기업 수는 1523개로 전년보다 70개 늘었으며, 기업가치는 총 5조6000억 달러(약 7800조 원)에 달한다. 미국이 758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중국이 343개로 뒤를 잇는 가운데 인도와 유럽 주요국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글로벌 유니콘의 77%가 소프트웨어·서비스 등 무형 제품 중심이다. 특히 핀테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AI가 ‘글로벌 유니콘 3대 축’으로 자리 잡으며 데이터 활용과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압도적인 확장성과 시장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 같은 흐름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인다. 2024년 1월1일 기준 각각 703개, 304개에 달한 미국과 중국의 유니콘 기업의 수는 758개 343개로 증가한 반면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2023년 이후 신규 유니콘이 등장하지 않았고 산업 분포 역시 제한적이다.
글로벌 스타트업 리서치 기관인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중 핀테크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하며 글로벌 핵심 분야인 SaaS와 AI 유니콘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첨단 기술 기반의 확장형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상대적으로 내수 시장 중심의 사업 모델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확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 글로벌 스타트업 성장 경쟁에서도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래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치타(Cheetahs)·가젤(Gazelles) 기업 비중이 부족한 점은 우려를 키운다. 한국은 가젤 기업 비중이 1%에 불과해 글로벌 10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유니콘은 단순히 기업가치가 큰 스타트업을 넘어 투자 선순환, 인재 유입, 혁신 확산을 이끄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치타·가젤 기업 부족은 생태계 전반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핀테크·SaaS·AI 중심의 무형 자산 경쟁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기술혁신의 주도권과 글로벌 확장 기회를 동시에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적 내수 중심 성장에 안주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글로벌 유니콘 경쟁에서 한층 더 멀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치타·가젤 기업의 부족이 곧 유니콘으로 성장할 잠재 기업군의 축소로 이어지며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국내 유니콘 생태계의 정체와 첨단 기술 분야의 빈약함은 미래 성장 동력의 질적 기반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글로벌 시장이 핀테크·SaaS·AI 중심의 무형 자산 경쟁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우리의 기술혁신 주도권과 글로벌 확장 기회를 모두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