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관계자 끝내 불참⋯면세점 대리인들만 의견 개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입점해 있던 신라ㆍ신세계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간의 임대료 2차 조정이 공사 측의 불참하면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법원이 다음 주 중 강제조정안을 내놓을 경우 양측 합의 최종 결렬 여부가 결정된다. 면세점들은 남은 8년 계약기간 동안 현 임대료를 내며 영업을 이어가거나, 1900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고 철수하느냐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28일 면세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는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 본관에서 열린 신세계·신라면세점과의 2차 임대료 조정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날 조정에는 두 면세점 대리인들만 참석해 임대 수수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법원은 양측의 의견 합치가 어렵다고 보고 양측 의견을 토대로 다음주 쯤 강제조정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측 대리인 최원혁 변호사(대륙아주)는 "피신청인(인국공)은 불참했지만 신청인들 참석 하에 조정 절차는 예정대로 마무리됐다"면서 "법원에서는 양측 의견을 심사숙고해 조만간 (강제)조정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강제조정안을 발표한 후에는 양 당사자가 2주 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양측 이의 제기가 없을 시엔 조정안에 대한 법적구속력이 생긴다. 반면 한 곳이라도 이의 제기 시 조정결과가 불성립해 본격적인 소송 수순을 밟게 된다. 현 상황에서는 인국공 측이 법원 조정안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소송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면세점 측은 강제조정안 도출 시 이를 토대로 공사 측과 최종 수수료 인하 협상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천공항과 면세점들의 계약기간은 8년 여가 남아있다. 그러나 매달 60억∼8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거액(1900억 원 상당)의 위약금을 감안하고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면세점들은 적자 행진 속 장기간 소송을 하는 것도 피해가 커 철수에도 상당한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신세계면세점 철수 시 유력한 입점 후보로는 롯데면세점과 중국 국영기업인 CDFG가 인천공항 진입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신규 입성 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공사는 현재 입점해 있는 면세점에 대한 임대료 인하 조정이 배임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정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면세점이 공항 수익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위기 시 공사와의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기준 인천공항의 상업시설 수익은 총 8886억 원, 이 중 면세점 임대료가 5321억 원으로 약 60%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가 법원의 임대료 조정 테이블에 앉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해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의견이 다르더라도 공적기관이라면 법원에 직접 출석해 자신들 입장에 대해 목소리는 내야 하는데 불참한 행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기존 업체들이 제풀에 지쳐 떨어져 나가고 타 업체들이 들어오길 기다리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공멸하는 수순"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