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섬유·플라스틱 등 거론
“다른 아시아 국가도 올릴 가능성”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멕시코의 관세 인상 계획에 관한 구체적인 브리핑을 받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내달 발표될 2026년도 예산안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제품으로는 자동차, 섬유, 플라스틱 등이 거론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의 세수 증대 방안 초안은 다음 달 8일까지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관세율은 확정되지 않았고 관세 인상 여부도 달라질 수 있지만, 집권당과 주변 동맹이 양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초안이 의회에서 그대로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 인상은 멕시코가 저렴한 수입품으로부터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부터 자신들처럼 중국산에 더 높은 관세를 매기라고 멕시코 정부를 압박해 왔다. 멕시코에 유입되는 중국 제품들이 부분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돼 자국 경제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멕시코 내 중국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미국 업계와 시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후 멕시코 정부는 중국산 유입을 제한하는 한편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무역과 제조업 관계를 강화하는 이른바 ‘북미 요새’ 구상을 제시했다. 이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 구상에 호감을 보였지만,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멕시코가 미국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직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멕시코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관세율을 30%로 높이겠다고 정정했다. 이후 양국 정상이 통화하고 이달부터 90일간 30%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현재는 25%가 적용되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의 닝 선 신흥시장 수석 투자전략가는 “올해 중국의 중남미 수출은 상당히 증가해 미국 시장에서의 감소분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멕시코로서는 미국을 만족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자국 제조 기반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멕시코가 경제와 외교 정책에 있어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관세 인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멕시코의 5대 교역국이고 멕시코는 한국의 12위 교역국이다. 한국의 대멕시코 수출은 136억400만 달러(약 19조 원)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 전자, 철강 중심으로 구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