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에서 주말과 휴일 심혈관 응급환자를 진료할 전문 의료진 공백이 심화하면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응급실 현장까지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 심근경색과 같은 중증 심혈관질환은 발병 직후 수 시간 내 시술 여부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만큼, 의료 공백은 곧바로 ‘골든타임’ 위협으로 직결된다.
지난 8월 23일, 일흔셋 남성 K씨는 명치 통증과 식사 곤란을 호소하며 부산 C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급성 심근경색이 의심됐지만, 당시 부산·울산권 대학병원 상당수가 주말 당직 인력 부족으로 즉각적인 시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응급실 당직의는 곧바로 전원 병원을 물색했고, 긴급 협의 끝에 K씨는 온병원 심혈관센터로 옮겨졌다. 온병원 김현수 과장은 도착 즉시 응급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해 스텐트 3개를 삽입, 완전히 막힌 관상동맥 두 곳의 혈류를 확보했다. K씨는 중환자실을 거쳐 28일 현재 일반병실에서 퇴원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부산·울산권 대학병원 상당수는 주말과 휴일마다 전문 의료진 부족으로 심혈관 시술 당직 공백을 겪고 있다. 응급실 의료진은 혈관이 막힌 환자를 눈앞에 두고도, 당장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발만 구르는 상황이 반복된다.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주말·휴일에는 대학병원 시술 공백으로 환자 불안이 크다”며 “우리 병원은 심장 전문의 4명이 24시간 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지역 병원과 협력을 강화해 안전망을 빈틈없이 지키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의료계와 시민사회는 온병원 사례를 지역 중소병원과 전문병원이 협력해 의료 공백을 메운 긍정적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학병원 의존만으로는 필수의료 공백을 막기 어렵다”며 “지역 차원에서 응급 심혈관 시술 체계를 공동 운영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종합병원협회 정근 회장도 “119구급대가 신속하게 이송하더라도, 거점병원에 전문의가 없으면 치료가 지연되는 게 현실”이라며 “지역 종합병원 등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 인력 확충과 지역수가 신설 같은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