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유학생 2배까지 허용⋯공격적인 비자 취소 180도 선회

코로나19 펜데믹 이전 37만 명 수준
2023~2024년, 28만 명에 못 미쳐
트럼프, 2배나 많은 "60만 명" 언급해
사실상 중국인 유학생 비자 압박 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애비 게이트 테러 4주기를 기리는 포고문 서명식을 열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중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공격적 비자 취소에 나섰던 미국 행정부가 입장을 선회했다. 중국 유학생을 60만 명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 현재 28만 명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이후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그 학생(중국인 유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60만 명의 학생,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5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공격적인 비자 취소" 방침을 공표한 바 있다. 당시 루비오 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는 학생 또는 핵심 분야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이 비자 취소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5~6월 사이 수천 건의 학생비자 취소 사례가 나왔다. 여기에는 중국인 유학생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행정명령 중단조치 등으로 비자가 복구됐다. 연방정부 공식 관보인 '페더럴 레지스터'는 "일부 입국 제한자는 비자 유형을 교체해 미국 입국이 허용됐다"고 전했다. 이랬던 강경 입장이 3개월여 만에 180도 선회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인 학생 60만 명'은 현재 미국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 출신 학생 숫자의 2배가 넘는다.

미국 국무부 교육문화국이 발간한 '오픈 도어'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에 미국 대학에서 유학한 중국 학생은 약 27만7000명이다. 전체 외국 유학생의 약 25%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직전이었던 2019~2020년에는 37만2000여 명에 달했다.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시절 유학생 규모는 급감했다.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유학생 60만 명" 발언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미국 대학의 재정난을 완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핵심 지지층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은 엑스(Xㆍ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지 모르는 60만 명의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다니도록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썼다. 이어 "왜 우리가 미국 학생들의 자리를 대체할 중국 학생 60만 명을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우리는 그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중국인 학생 60만 명' 발언의 의미를 묻는 기자단 질문에 "그들(중국인 유학생)이 오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느냐. 우리 대학 시스템은 매우 빠르게 끝장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