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사다’…“강의, 이제 내가 만든다” AI 도민강사들, 교재 제작 실습 돌입

“AI 활용법보다 설명법이 더 어렵다”…참가자들 ‘실전 강사 훈련’

▲‘나는 강사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수업 요구와 학습과제를 분석해 강의개요서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23일 오후, 성남 판교스타트업캠퍼스 강의실에는 열띤 키보드 소리와 조용한 토론이 교차했다. 경기도 ‘나는 강사다! AI 도민강사 양성과정’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교재 제작 실습에 들어가면서, 강의실은 작은 연구소이자 워크숍 현장으로 변했다.

이날 강의는 성균관대 교수학습혁신센터 이상은 교수가 맡았다. 그는 “강의교재 제작은 단순히 PPT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춰 지식을 전달하는 설계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실습의 문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가상의 교육담당자에게 받은 요청 메일을 토대로 교육 요구를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강의개요서를 직접 작성했다.

▲참가자들이 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수업계획을 작성하고 있는 현장모습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책상 위 노트북과 메모지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어떤 팀은 “AI 기초교육을 주민센터에서 진행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강의안을 구성했고, 또 다른 팀은 “퇴직자 대상 재취업 준비과정”을 상정하며 실습을 풀어갔다.

참가자 박모씨는 “AI를 활용하는 것보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훨씬 큰 훈련이었다”며 “오늘을 계기로 막연했던 ‘강사’의 그림이 조금씩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옆자리의 김모 씨는 “멘토 피드백을 바로 반영하다 보니 강의 안이 점점 다듬어지는 게 신기했다”며 웃었다.

멘토링은 현장에 활기를 더했다. 이상은 교수는 조별토론에 직접 참여해 “목표와 평가 항목을 일치시켜야 한다”, “학습자의 실무와 연결되는 사례를 넣어보라”는 등 꼼꼼한 조언을 건넸다. 참가자들은 곧장 강의안을 수정하며 작은 성취감을 쌓았다.

▲성남 판교 강의실에서 AI 도민강사 교육생들이 강의개요서 제작 실습에 몰입하는 모습 (김재학 기자)
실습은 강의개요서 작성에서 그치지 않았다. 실제 자신들의 강의할 내용으로 구체적인 수업계획(lesson plan)을 짜고, 슬라이드 시각자료와 상호작용 설계까지 이어졌다. 퀴즈를 넣거나 질의응답을 설계하는 등 학습자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들이 강의 안에 하나둘 덧붙여졌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실습은 도민 강사들이 단순한 AI 사용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학습자 중심의 강의자로 성장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수료 때는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강의를 완성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툴지만 정성껏 만든 첫 강의안처럼, 도민 강사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작은 조별 토론 속에서, 서로의 발표를 응원하는 박수 속에서, 강의실은 어느새 배움과 성장의 축제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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