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시공 압도적 시너지 앞세워 수백조 원 시장 공동 공략 가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합작사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최강 연합'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원전의 '두뇌' 격인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운영 능력을 입증한 한국의 '손발'이 결합하면 단순한 협력을 넘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24일 정부부처와 원전업계에 따르면 25일 한미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이번 방미의 핵심 목적은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한미 합작법인(JV) 설립을 포함한 원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미 합작사 설립이 성사된다면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우리 원전 업계가 미국 진출 물론 전 세계 원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최강자로 급부상할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한미 합작사의 최대 강점은 단연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다. 웨스팅하우스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검증된 원자로 설계와 핵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통해 '공기(工期) 준수'와 '예산 내 건설'이라는, 서방권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미션을 완수하며 세계 최고의 시공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합작법인 설립은 소모적 법적 분쟁이 있었던 양사의 관계를 '경쟁자'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술료나 소송 리스크를 따지는 대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수주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는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경쟁국들을 상대로 기술, 시공, 가격, 외교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초격차' 전략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세계원자력협회(WNA) 등에 따르면,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수요 증가로 전 세계 원전 시장은 2030년대까지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신규 원전 건설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미 합작법인에 좋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최고의 설계도를 가진 설계자가 마침내 최고의 건축가를 만난 격"이라며 "발주국 입장에서 기술 안정성과 건설 리스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