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유통가 유일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합류한 이유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제공=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다.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했다.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동안 이 회장은 경제사절단 등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주로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 회장으로 활동 중인 손경식 회장이 대외활동을 맡았다. 하지만 2023년 처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이번 역시 유통업계 유일 인사로 함께한다. 이는 CJ 미국을 중점으로 한 글로벌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합리적이고 추진력 있는 경영 스타일로 ‘작은 이병철(The Little BC)’로 불리는 이 회장은 은둔형 경영자로 불렸다. 하지만, CJ를 ‘그레이트(Great)’를 넘어 ‘세계 최고(World Best)’로 만들기 위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2017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2030 월드 베스트 CJ’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2030년에는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만들고, 나아가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회장의 대외활동 전개와도 맞물린다. 이 회장은 2022년 10월 사장단회의에서 “2023~2025년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에 안주해 쇠퇴하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시기는 이 회장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하기 시작한 때로, CJ를 세계 최고로 만들기 위해 직접 투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된다.

CJ는 미국을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식품, 콘텐츠, 물류 등 사업을 확대해왔다. 1978년 로스앤젤레스(LA) 사무소 개설 이후 현재 △식품 △바이오 △물류 △외식 △콘텐츠 등 7개 사업을 영위 중이다. 현재까지 누적투자 금액은 7조9000억 원에 달하며, 현지 직원 수는 1만2000명 규모다.

CJ제일제당은 과감한 투자와 현지화 전략으로 2024년 기준 미국 매출 4조7138억 원을 달성했다. 2003년 미국 가공식품 판매를 시작한 뒤 현지 식품 기업인 △애니천 △옴니 △TMI △카히키 △슈완스 등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 전역을 관리할 수 있는 20개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월마트, 코스트코, 타겟 등 미국 주요 유통채널에 비비고 만두, 김치, 상온 소스 등 판매하고 있다.

2004년 K베이커리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은 30개 주 170개 뚜레쥬르 점포를 운영하며 7년째 흑자 기록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서부 생산공장에 더해 올해 말 조지아 공장 준공으로 현지 공급망 확대 예정이다.

CJ ENM은 2022년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 인수로 글로벌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 등과 콘텐츠 협업 및 투자를 지속해왔다. 2012년 미국에서 시작한 케이콘(KCON)은 누적 관객 수 약 222만5000명에 이르며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6월 미국 물류회사 ‘DSC 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뒤 2020년 2월 미국법인 CJ 로지스틱스 USA와 통합해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로 재출범했다. 조지아주 게인스빌 2만4904㎡ 규모의 콜드체인 센터 구축을 완료했고, 올해 3분기 가동 목표로 캔자스주 뉴센추리 2만7034㎡ 규모 초대형 콜드체인 물류센터 구축 중이다. 이 밖에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와 최대 6000억 원을 투자해 주요 도시에 대형 물류센터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