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 ‘통풍’…폐경 후 여성도 주의 [e건강~쏙]

50대 이후 급증…비전형적 부위에서 발병 많아 진단 지연되기도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기와 술을 즐기는 중년 남성의 병으로 불리는 통풍이 폐경 후 여성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돼 결정이 관절에 쌓이며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발작은 갑작스럽고 격렬하게 찾아오며,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신장 질환이나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통풍은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남성호르몬이 요산의 생성을 늘리고 배설을 줄이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환자가 급증한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 55만3254명 중 51만4060명이 남성이다. 하지만 여성 통풍 환자 수는 40대까지 5000명 미만을 유지하다 그 이후 급격히 늘면서 50대 7535명, 60대 8629명, 70대 6760명, 80세 이상 6733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통풍은 남성과 임상 양상도 다르다. 남성은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급성 발작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은 발목·무릎 등 비전형적 부위가 흔해 진단이 지연되기도 한다. 또 고혈압, 당뇨, 만성 콩팥병, 비만, 이뇨제 사용 등 대사질환과 연관된 위험 요인이 남성보다 2~3배 높게 나타난다.

통풍은 극심한 통증 탓에 급성기 치료 후 통증이 사라지면 완치된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요산 결정이 그대로 남아 반복 발작과 관절 손상을 초래한다. △맥주만 피하면 괜찮다 △식이조절만 하면 된다 등의 대표적인 오해도 많다. 실제로 모든 알코올은 요산 배설을 억제한다. 액상과당이 많은 음료도 위험 요인이다. 식이요법만으로는 요산을 충분히 낮출 수 없어 대부분 환자에서 약물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 더 위험하다. 더위로 인해 땀 배출이 많아지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맥주와 치킨 등 고퓨린 식품 섭취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탈수 상태에서는 요산 농도가 높아져 급성 발작이 발생하기 쉽다.

이지수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여성 통풍의 진단과 치료를 개선하려면 통풍이 여성에게도, 특히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란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생활습관 교육을 할 때 술이나 고기 섭취의 제한보다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울러 요산저하제 사용 시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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