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서 디지털 자원 활용, OECD 최하위”…접근성 세계 ‘최고’, 활용은 '꼴찌'

한국, 디지털 교육 이중 구조 우려…교육 격차 심화 가능성

▲KEDI, '디지털 교육 격차의 또 다른 이름인가' 보고서 중 '국내 중등학교 학생들의 디지털 자원활용에 관한 실태 표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이 디지털 자원에 대한 접근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수업 현장에서의 디지털 자원 활용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학습 현장에서의 활용 격차는 학업 성취의 ‘부익부 빈익빈’ 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교육, 새로운 기회의 확대인가, 격차의 또 다른 이름인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OECD가 실시한 2022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업 중 디지털 자원 활용도’ 점수는 -0.279로 OECD 43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수업 내 디지털 자원을 활용한 탐구 기반 학습(-0.380, 27위), 교수·학습 지원(-0.453, 28위) 등도 모두 OECD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학교 밖에서의 디지털 자원 접근성은 0.260으로 1위를 기록해 디지털 인프라 접근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EDI 연구책임자인 남신동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의 양상이 ‘접근은 최고, 활용은 최하’라는 이중적 구조를 보인다”며 “질적 활용 능력이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수업 중 디지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KEDI가 교사 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담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수록 디지털도 잘 활용한다”는 공통된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격차는 학생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배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학교교육 실태조사(KEMS)에 따르면, 가구 소득과 부모 학력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점수가 높았다.

예를 들어 ‘디지털 자료 탐색과 저장’ 영역에서 고소득층 학생은 평균 3.75점을 기록한 반면, 저소득층은 3.63점에 그쳤다. 부모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3.70점)가 고졸 이하(3.60점)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았다.

KEDI는 이 같은 교육 격차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 △학교 중심의 새로운 디지털 교육 모델 개발 △국가·지자체 차원의 디지털 리터러시 진단 및 지원 체계 정비 등을 제안했다.

남 연구위원은 “디지털 자원은 새로운 사회적·문화적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학교가 학생과 가정,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디지털 자원의 순환 중심축으로 작동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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