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빈부격차 해소, 행정가 숙제...노란봉투법은 전형적 표퓰리즘 법안"

오세훈 서울시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빈슨 교수와 특별 대담

로빈슨 교수 "한국의 폭발적인 창의성, 민주주의 때문에 가능"

오세훈 시장 "시민의 노력·성과 배신하지 않는 믿음 줘야"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21일 서울시청에서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 대담을 진행 중이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한국의 경제 발전 이후 빈부 격차가 확대하기 시작했고 경쟁의 과정에서 생기는 이 격차를 어떻게 다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행정가의 숙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와 ‘국가 성장’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나누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은 표퓰리즘 경계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정부가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에 대해 “미래 세대의 성장 기반을 흔드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대담에서 “시민 한 명, 한 명이 도전하면서 노력을 기울였을 때 성과라는 것이 배신하지 않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이런 국가 제도가 잘 만들어지고 관리하면 번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약자와의 동행’이 서울시 행정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됐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수는 “미국의 경우 저학력자들이 사회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으며 미국 사회에선 능력주의가 강조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포용이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빈슨 교수는 2024년 ‘제도 형성과 국가 번영의 영향에 대한 기여’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시카고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로빈슨 교수는 평소 한국을 포용적 제도를 갖춘 ‘성공 모델’로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 대담에 앞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아울러 두 사람은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로빈슨 교수는 “민주주의는 그 혜택을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남미와 필리핀 등에선 이런 민주주의의 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민주주의가 실질적인 혜택이 있음을 보여줘야 포퓰리즘을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표로 심판받는 민주주의에선 포퓰리즘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가는 생각해야 한다”며 “사회 인센티브 시스템을 망가트리는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대표적으로 노란봉투법은 현 정권의 지지기반인 노조에 큰 혜택을 주는 것으로 이는 미래 세대의 성장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 경쟁력을 악화하는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젊은 층이 지지할지 의문이다. 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법안을 내놓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 대담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끝으로 오 시장은 “한국의 AI 투자가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긴 쉽지 않지만, 관련 분야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하겠다고 결정했다”며 “또 로빈슨 교수께서 문화 자산이 창의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분야에 대해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담에 앞서 진행된 기조 강연에서 로빈슨 교수는 한국의 기술 발전과 민주주의를 높게 평가하면서 “내부적으로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고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빈슨 교수는 “지난 70년 동안 한국은 최빈국에서 1인당 GDP는 서구 유럽에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한국은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었고 인재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포용적 경제 제도라는 것은 규칙이 있고 광범위한 인센티브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로빈슨 교수는 이어서 “한국이 창의적인 사회로 어떻게 거듭났는지 살펴보면 포용적인 경제 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도를 구축하는 것은 정치권력의 광범위한 분배에서 비롯됐다. 한국의 폭발적인 창의성은 민주주의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로빈슨 교수는 오는 12월 서울시가 개최하는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도 기조연사로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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