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나란히 올 상반기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이자이익 감소, 충당금 부담 등 구조적인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결당기순이익이 20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전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추정액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순이자마진(NIM) 하락(-0.18%포인트(p))과 충당금전입액 급증이 발목을 잡았다. 이자이익은 6098억 원으로 4.1% 줄었으나 외환·파생상품 관련 수익 증가로 비이자이익은 2059억 원(4.1%↑)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4.8% 늘어난 4574억 원을 기록했다. 충당금전입액은 티몬·위메프 사태와 파생상품 미수금 관련 추가 적립으로 1019억 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6월 말 총자산은 94조4283억 원으로 10% 늘었으며, BIS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8.12%로 감독당국 요건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총수익은 5595억 원으로 6.7% 줄었지만, 기업금융 중심의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수익이 67.1% 급증하면서 비이자수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이자수익은 이자부자산 축소와 NIM 하락으로 37% 감소했다.
2분기 기준 비용은 13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줄었으나 대손비용은 중견·중소기업 부문 충당금 증가로 227억 원(24.1%↑)을 기록했다. 6월 말 BIS 보통주자본비율은 34.31%로 1년 새 2.68%p 높아졌다. 예대율은 37%로 낮은 수준이며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영향으로 고객대출자산은 7.6조 원으로 31.2%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두 외국계 은행의 소매금융 전략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2021년 이후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재편한 반면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과 자산관리 부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 예대마진 축소 압력이 커지는 만큼 비이자수익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충하느냐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