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줄하향에 연간 흑자 추정치도 적자로

펄어비스가 실적 악화, 주가 약세 등 이중고가 당분간 지속할지 이목이 쏠린다. 차기 기대작으로 조명받은 ‘붉은사막’의 출시 연기 소식이 또다시 전해지면서 투자자, 전문가들의 신뢰를 거듭 잃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붉은사막의 출시일을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재차 연기한다고 밝혔다.
붉은사막의 출시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초 2021년 겨울 출시 예정이었던 게임은 그해 7월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이후 2024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다시 2025년으로 계속 미뤄졌다. 이번에 발표된 2026년 1분기 일정 역시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붉은사막의 출시 연기 소식에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4만3000원대로 오르며 6월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13일 연기 발표 후 급락하며 3만 원선이 무너졌다. 연중 최고가와 비교하면 30% 이상 떨어진 셈이다.
기대작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펄어비스의 실적도 점차 하락세다. 펄어비스는 2022년 164억 원의 흑자를 낸 것을 마지막으로 이듬해 164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후로 적자 기조는 이어졌으며 올해 1분기 52억 원 영업손실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 796억 원, 영업손실 11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영업손실 38억 원)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기존 주력 게임인 ‘검은사막’의 지식재산권(IP) 노후화로 매출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붉은사막 마케팅을 위한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증가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펄어비스의 신작 출시 지연이 반복되면서 신뢰도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신작 출시 전까지 펄어비스의 적자 기조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개발사 특성상 일정 지연은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펄어비스는 지연 빈도가 지나치게 잦은 편”이라며 “내년 1분기 출시를 언급했지만 출시 시기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펄어비스의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를 매출 4023억 원에서 3182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375억 원 흑자에서 388억 원 적자로 변경했다.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3만 원으로 가장 낮춰 잡은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복된 출시 지연으로 단기 수익 추정의 하향뿐 아니라 신작 흥행 가능성,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성도 훼손된 만큼 아직은 신작 출시 기대보다는 추가적인 리스크에 유의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붉은사막이 예정대로 내년 1분기 출시된다 하더라도 초기 1~2개 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패키지 게임 특성상 하반기부터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도깨비의 개발이 잠정 중단된 만큼 차기작 출시도 시간이 걸릴 전망으로, 신작 공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붉은사막 출시 이후 빠른 재정비를 통한 신작 공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 연구원은 펄어비스의 올해 추정 실적을 매출 5223억 원에서 3078억 원, 영업이익 661억 원에서 영업손실 540억 원으로 변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