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테이블·티오더 등 외식 관련 스타트업 적자 지속
"이미 투자 유치 무산된 곳 많아"

내수 소비 부진으로 외식업계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푸드테크 기업들의 잇단 매각과 투자유치 실패로 투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드테크 기업 몇 곳이 연초 매각을 타진했다가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매각을 철회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외식업계와 함께 푸드테크 기업들이 성장 추세로 접어들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던 것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지난해 4분기 흑백요리사가 흥행하면서 파인다이닝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외식업 전체가 낙수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식당 예약 플랫폼, 테이블 오더 기업 등 푸드테크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식당 예약 플랫폼 대표 주자는 캐치테이블 운영사 와드는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와드는 지난해 매출액 177억 원, 영업손실 15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30%가량 줄어들었다.
테이블 오더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오더는 2019년 설립 후 올해 4월 누적 결제액 10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KT가 2023년 하이오더를 선보이면서 맹추격하고 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도 각각 '쿠팡포스', '배민오더'를 선보이면서 경쟁에 참전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기 설치 비용, 이용료 등 저가 가격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기 설치 비용이 들지 않는 QR 오더 시스템이 생기면서 수익은 광고와 월 이용료에 의존하게 된 실정이다. 캐치테이블도 최근 QR 오더 사업에 진출했다.
이 때문에 최근 IB 업계에서는 푸드테크 기업들의 성장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푸드테크 기업들은 앱 혹은 기기 기반 광고 매출이 대부분인데 광고 매출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총 결제액, 예약금을 키워야 하는데 예약 플랫폼의 경우 이용자의 한계가 명확하며, 테이블 오더 같은 경우 대형 가맹점을 고객으로 두지 않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을 등에 업은 곳들은 버틸만 하지만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의 경우 후속 투자를 받지 않으면 기업 존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와드는 2023년 말 382억 원 수준이던 결손금이 지난해 말 537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순손실 154억 원이 발생한 여파다. 총자본은 407억 원에서 242억 원으로 줄었다. 자본금이 20억 원인 만큼 아직 자본잠식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하거나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면 재무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
와드의 경우 보유 현금이 521억 원으로 신사업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어 업계 내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티오더는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총자본은 마이너스(-) 62억 원이다. 2023년 말 이익잉여금 137억 원이 있었지만, 지난해 순손실 287억 원을 기록하며 결손금 145억 원이 쌓였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09억 원인 데 반해 연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137억 원으로 투자 유치가 시급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티오더 인수를 검토한 곳이 있는데 가격 격차가 너무 커서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며 "푸드테크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