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앞세워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17계단 끌어올리며 상위권 건설사로 도약했다. 특히 김건희 여사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들어 매출과 지주택 비중이 동반 확대되며 성장세가 가팔라 진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2020년 전국 33위에서 2021년 23위로 10계단 뛰었고, 2022년 21위, 2023년 20위, 2024년 18위에 이어 올해는 16위까지 올랐다. 불과 5년 만에 17계단 상승하며 중견 건설사에서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서희건설은 1945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난 이봉관 회장이 설립했다. 한국전쟁 때 월남한 이 회장은 경북 경주 문화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했다.
1982년 운송업체 ‘영대운수’를 설립한 그는 1994년 건설업으로 전환하며 사명을 서희건설로 변경했고, 199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초창기에는 포스코 관련 공사와 지방자치단체 발주 사업을 맡았고 이후 다른 건설사들이 기피하던 대형 교회와 병원 시공을 통해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특히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이 회장은 명성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영산성전, 청운교회, 광림교회, 삼일교회, 포항중앙교회 등 국내 대형 교회를 다수 시공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서산중앙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분당 차병원 등 전국 주요 대학병원 건설도 맡았다.
서희건설 성장의 결정적 전환점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이었다. 무주택 가구주들이 조합을 결성해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일반 분양보다 분양가가 낮아 초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사업 지연, 공사비 증액, 조합 갈등 등으로 업계에서는 ‘지옥택’이라는 부정적 별칭이 붙기도 했다.
그런데도 서희건설은 지주택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70여 개 단지를 시공했으며, 누적 공급 가구 수는 10만 가구를 넘어섰다. 누적 수주액은 10조 원 이상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지주택에서 발생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기에 지주택 사업은 서희건설의 확실한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연간 매출은 2021년 1조3229억 원에서 지난해 1조4736억 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지주택 매출 비중은 71.1%에서 81%로 확대됐다. 매출과 수익성 동반 성장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이어졌다.
다만 지주택 사업의 급성장은 정부와 시장의 감시를 동시에 불러왔다. 인허가 절차와 조합 운영 과정에서 분쟁이 잦아 규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 서희건설을 직접 언급하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봉관 회장의 세 딸은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녀 이은희 부사장, 차녀 이성희 전무, 막내 이도희 미래사업기획실장은 각각 주요 보직을 맡고 있으며 ‘서희’라는 사명은 세 딸의 이름 끝 글자 ‘희’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