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이 품은 ‘파라스파라’⋯왜 ’무와’ 아닌 ‘안토’ 이름 달았나 [배근미의 호스테리아]

▲안토(구 파라스파라) 홈페이지 캡쳐 (사진제공=한화호텔앤드리조트)

그동안 말만 무성하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파라스파라' 인수가 현실이 됐다. 13일 삼정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던 정상북한산리조트(파라스파라) 지분 100%를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깜짝 인수한 것이다. 한화 측은 인수금액을 300억 원에 부채 승계(3900억 원) 조건을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아워홈에 이어 이번 인수 역시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적극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안토리조트는 인수 발표 당일인 13일부터 정식 영업을 개시했다. 리조트 초대 대표는 조성일 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맡게 됐다. 주인이 바뀌면서 식음과 객실 위탁운영을 담당했던 조선호텔앤리조트와의 계약도 이날 자동 종료됐다. 이에따라 담당 인력이 이날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급작스레 상호명을 변경해 영업을 개시하다보니 홈페이지 주소 등은 여전히 파라스파라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리조트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천혜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리조트로,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다. 리조트 개발사인 삼정기업은 과거 고급 주택과 리조트 개발을 통해 외형을 키워왔으나 유동성 위기와 형사 리스크가 겹치면서 파라스파라를 매물로 내놨고 이를 김동선 부사장이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파라스파라 인수ㆍ운영 건은 상당히 이례적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인수 발표 당일인 이날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파라스파라는 더 높은 차원의 휴식과 웰니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프리미엄 리조트 안토(ANTO·安土)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며 대고객 안내를 진행, 이날 바로 영업에 나섰다. 특히 브랜드나 이미지를 중시하는 럭셔리 호텔ㆍ리조트의 특성 상 인수 발표 후 시간을 두고 브랜드 내부 정비와 브랜딩 작업을 충분히 거친 뒤 개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과거 자사의 5성급 호텔을 클로징할 당시 수 개월 전부터 고객들에게 안내를 진행한 바 있다"며 "이는 객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숙박객에게 자사 호텔 브랜드를 이용할 지, 아니면 타 브랜드로 변경할지를 두고 일종의 선택권을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찌감치 예약한 고객들의 경우 기존 파라스파라 고유의 서비스를 기대하고 방문했을 텐데 난데없이 안토로 바뀌어 있는 셈 아닌가"라며 "안토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나 고객 서비스 등을 아직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만큼 이용객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동선 부사장이 파라스파라를 기존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럭셔리 홈 앤 호스피탈리티 브랜드 '무와(MUWA)' 대신 신규 브랜드 '안토'로 설정했는지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내비치고 있다. 실제 김동선 부사장의 파라스파라 인수설이 제기된 이후 한화그룹 내 무와 브랜드에 편입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으나 이러한 예상을 깨고 새로운 브랜드명인 '안토'를 앞세웠다. 이 브랜드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나 차별화 전략 등은 아직 정식 공개된 바 없다.

일각에서는 승계작업이 한창인 한화그룹의 새판짜기 속 김동선 부사장이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높다. 무와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이자 김 부사장의 큰 형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작품으로 한화솔루션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무와는 첫 번째 공간으로 일본 홋카이도에 글로벌 럭셔리 리조트를 표방한 무와 니세코를 오픈했고 럭셔리 레지던스인 무와 서울도 2029년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 때문에 김 부사장 입장에서 본인의 입지를 드러낼 새로운 리조트 브랜드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일본 훗카이도에서 영업 중인 무와(MUWA) 니세코 리조트 로비 전경 (사진제공=무와(MUWA))

또다른 호텔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신규 브랜드인 안토 만이 가진 특장점을 대중에 소개하기도 전에 영업을 개시했다는 점"이라며 "기존에 숙박했던 좋은 경험을 떠올리며 리조트를 방문한 고객 입장에서는 파라스파라와 안토의 서비스를 꾸준히 비교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토 CI (사진제공=한화호텔앤드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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