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합참의장 패싱 의혹…원점 타격·무인기 작전 독단 지휘 정황"

“합참, 김용현 전 장관의 ‘북한 원점타격’ 지시에 반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합참의장을 배제한 채 북한 도발 대응을 직접 지휘하려 한 정황을 확보했다. 원점 타격과 평양 무인기 투입 등 중대 군사작전을 정상 지휘체계 밖에서 추진한 혐의로, 군 내부 지휘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합참 고위관계자들로부터 김 전 장관이 작년 11월 18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다음 오물풍선이 오면 작전본부장이 나에게 '상황 평가 결과 원점 타격이 필요하다'고 보고해라. 그러면 내가 지상작전사령부에 지시하겠다"며 "내가 지시한 것을 김 의장에게 보고하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합참의장을 건너뛰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게 직접 타격을 지시하려 한 것으로, 당시 이 본부장이 안보실장·대통령 보고와 유엔사 통보 등 절차를 강조하며 반대하자 김 전 장관은 화를 내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전인 11월 29일에도 원점 타격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지침 재작성을 지시했으나, 합참은 국방부·합참·작전 지휘관이 함께 승인하는 복잡한 절차로 수정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장관이 독단적으로 원점 타격 실행을 지휘하지 못하도록 조건을 달아 저항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침은 김 전 장관에게 11월 30일 보고됐고, 사흘 뒤 계엄이 시행됐으나 합참은 제외했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을 의도적으로 보고·지휘체계에서 배제하려 한 정황은 육군 드론작전사령부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특검팀은 최근 김 전 장관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과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이 시행됐던 작년 9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비화폰으로 30여차례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무인기가 평양에 추락한 10월 9일과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를 발견했다고 공개한 다음 날인 10월 12일에도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도 같은 기간 20여 차례 비화폰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합참의장→작전본부장→드론사령관’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를 건너뛰고 김 전 장관이 육군 출신 참모들에게 개별 지시를 내려 북한 도발을 유도, 계엄 명분을 쌓으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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