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연장 이틀 만에 태국·캄보디아 국경서 또 지뢰 폭발…태국군 3명 부상

태국군 1명 다리 절단
지난달 지뢰 폭발로 양국 10년 내 최대 규모 전투
이틀 전 휴전 연장, 아세안 감시단 구성 합의

▲왼쪽부터 낫타퐁 낙파닛 태국 국방부 차관과 띠어 세이하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 사이푸니 나수티온 이스마일 말레이시아 내무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태국·캄보디아 국경위원회 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로이터연합뉴스)
태국과 캄보디아가 휴전 연장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국경에서 또 지뢰가 터졌다. 태국군 여럿이 다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9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태국군은 오전 태국 시사껫주와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 사이를 순찰하던 중 지뢰가 폭발해 군인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지뢰를 밟은 한 명이 다리를 잃었고 다른 2명은 등과 팔, 귀 등을 다쳤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지뢰가 폭발한 위치는 최근 태국군이 지뢰를 제거한 곳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캄보디아가 새로운 지뢰를 매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캄보디아는 수십 년에 걸친 전쟁 과정에서 유실된 지뢰가 터진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양국 주장이 평행선을 달린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태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캄보디아는 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을 위반하고 태국 주권을 침해했다”며 “이에 관해 항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아직 최전선으로부터 폭발과 관련한 명확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캄보디아군은 휴전 협정을 엄격히 존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오타와 협약 가입국이다.

양국은 최근 몇 달 사이 무력 충돌하는 등 극심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5월 국경 일대에서 소규모 교전이 벌어져 캄보디아군 1명이 사망했고 지난달 중순에는 지뢰가 두 차례 폭발해 태국군 여럿이 다치면서 다시 교전을 벌여 최소 43명이 전사했다. 포병과 보병, 공군까지 합세한 전투는 10년 만에 양국이 벌인 최대 규모 전투로 기록됐다.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로 지난달 28일 휴전에 합의했다. 또 7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양국 대표단이 만나 휴전을 연장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감시단’을 구성하는 데 합의했지만, 이번 사고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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