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안다. 그들은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다. 이렇게 물이 빨리 덮쳐올 줄 몰랐다."
주중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주말에는 소설을 쓰는 이주영 작가의 여덟 편을 담은 소설집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이 출간했다.
이번 작품집은 평범한 사람들의 '정상적인 불행'과 사회적 낙인 속에서 소리 내 울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섬세한 위로를 담았다. 문맹인 할머니, 납북 어부의 아들, 반공법 위반자의 가족, 퀴어, 성폭행범 가족 등 다양한 삶의 굴곡을 통해 절망 앞에 서 있지만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조명한다.
'디어 시스터'에서는 평생 문맹임을 숨긴 할머니의 속내와 펜팔 친구와의 비밀스러운 교감을, '이터널 선샤인'에선 자신이 선택한 안락사와 마지막 장례식을 기획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담겼다. '안녕한 하루'에서는 성폭력 사건 후 일상을 이어가려 애쓰는 부부의 모습, '산책'은 출생의 비밀과 상처를 마주하는 가족 이야기다.
이밖에 '되는 얘기'와 '돌스의 사생활'에서는 TV 예능국 PD를 화자로 내세워 아이돌 세계의 단면을 비추고 창작자로서의 스펙트럼(범위)을 보여준다.
일상에 스며든 고통과 불행, 그리고 그 속에서도 관계와 순간을 놓치지 않는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은 우리 곁을 둘러싼 이야기에 새로운 이해와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이번 신간 소설집은 불행과 사회적 편견 앞에서도 살아내는 이들을 진솔하게 응원하고, 우리 모두의 삶을 재조명하는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