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대표 “‘장원영 렌즈’ 하파크리스틴, 美 규제 벽 뚫고 MZ 공략 성공”

작년 매출 490억 원 달성...5년여 만에 폭발적 성장
안과의사 처방부터 구매까지 원스톱 시스템 구축
입소문 효과 커..."안과의사 플랫폼 1만 명 확장"

▲장준호 피피비스튜디오스 공동대표 (사진제공=피피비스튜디오스)

전 세계적인 K뷰티 붐과 함께 국내 뷰티 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Hapa Kristin)’이 해외 렌즈 시장을 개척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일명 ‘장원영 렌즈’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파크리스틴은 론칭 이듬해인 2020년 매출이 57억6500만 원이었지만, 작년 기준 매출은 490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폭발적 성장세다.

하파크리스틴 운영사는 2011년 설립된 피피비스튜디오스(PPB Studios, 피피비)다. 이 회사는 뷰티 콘택트렌즈 특화 버티컬 플랫폼 ‘윙크’ 운영사인 윙크컴퍼니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장준호 피피비 공동대표는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렌즈는 메이크업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제품으로 거대한 뷰티 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미개척 시장”이라며 하파크리스틴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과거 벤처캐피탈 심사역으로 2015년 피피비 투자자였던 장 대표는 2017년 회사에 정식 합류, 2023년 공동대표가 됐다.

피피비는 본래 렌즈가 아닌 패션 브랜드 ‘츄’를 주력으로 삼았던 기업이다. 그러던 중 2018년 피피비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컬러렌즈 수요가 급증하며 일본과 중국에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점에 주목했다. 렌즈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피피비는 2019년 말 하파크리스틴을 론칭, 컬러렌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2년엔 기존 패션 브랜드를 매각, 하파크리스틴 키우기에 집중했다. 현재 피피비는 창업주 홍재범 대표가 미국에 머무르며 현지 시장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장 대표가 국내 시장을 맡고 있다.

장 대표는 하파크리스틴의 최대 강점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꼽았다. 두 가지 톤의 컬러, 세분화된 직경, 다양한 패턴의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렌즈 소비자들의 취향이 각기 다른 만큼 개인별로 제품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렌즈 업계 제품 전반적으로 디자인이 비슷비슷하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퍼져있다”면서 “하파크리스틴 제품은 렌즈도 하나의 패션으로 보고 기존 렌즈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렌즈를 만드는 국내 제조사의 기술력 역시 최고 수준인 만큼 디자인 구현이나 재질 등 품질도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하파크리스틴 'LA 플래그십 스토어' 그랜드 오프닝 핑크 파티 모습 (사진제공=피피비스튜디오스)

하파크리스틴은 론칭 당시부터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온라인 판매를 할 정도로 해외 시장 공략에 의욕적이다. 그중 가장 공들이고 있는 곳은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이다.

장 대표는 “미국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의 렌즈 브랜드들이 견고하게 자리 잡아 신규 렌즈 브랜드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지만, 뷰티 렌즈 브랜드는 사실상 전무한 터라 한 번 뚫으면 경쟁자가 없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하파크리스틴은 컬러렌즈 수요가 높은 히스패닉·아시아계 고객층을 주 타깃으로 로스앤젤레스(LA)와 마이애미에 오프라인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선 까다로운 규제를 극복해야 했다. 미국은 콘택트렌즈 구매 시 반드시 안과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기 때문.

장 대표는 “미국에서 렌즈를 구매하려면 의사에게 진료 후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데다 구매 과정이 번거롭다는 난관이 있다”며 “현지 안과의사들과의 네트워킹 등을 통해 규제의 벽을 허무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안과 의사를 설득 후 오프라인 매장에 상주시켜 처방부터 구매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8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부터 유명 스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K렌즈를 체험해보기 위해 매장을 찾자 입소문을 타고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 같은 반응은 곧바로 현지 의사들에게도 자연스레 퍼지며, 자신의 병원에서 렌즈를 함께 팔겠다는 이들도 50명가량 생겨났다. 하파크리스틴은 미국 안과의사를 위한 온라인 기반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의사들이 플랫폼에 자신들이 준 처방전 등록을 하면 향후 고객이 해당 플랫폼에서 재주문 시 안과 의사가 렌즈를 팔 수 있는 방식이다.

하파크리스틴은 렌즈 구매 시 처음엔 의사의 브랜드 포함 처방이 필요하지만, 이후엔 처방전으로 온라인 사이트에서 재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고객들은 간편하게 렌즈를 재구매할 수 있고, 의사들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장 대표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5000명, 1만 명까지 확장해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파크리스틴 '마이애미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전경 (사진제공=피피비스튜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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