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피했지만…트럼프 관세 폭탄에 세계 경제 ‘동시 감속’ 우려

상호관세, 한국시간 7일 오후 1시 1분 발효
미·중·EU 모두 성장 둔화 가시화
자신감 앞세워 추가 관세 꺼낼 수도
“허리케인 예상했다 폭풍 그쳤을 뿐, 충격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가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1시 1분 공식 발효했다. 이에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 ‘상호관세’를 발동하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둔화의 기로에 섰다. 경기침체에 대한 과도한 비관은 잦아들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 전략이 새로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이날 오후 1시 1분(한국시간)부터 공식 발효됐다.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가 세계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1% 수준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요국들도 감속 흐름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적용된 관세율은 4월에 예고된 수준보다는 일부 완화됐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성장률 전망도 기존 0.6%에서 1.0%로 끌어올렸다. 관세가 미치는 경제 충격이 당초 우려보다 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세계 동시 불황’ 가능성이 다소 희미해지자 금융시장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국 주식시장은 고점 부근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세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다시 한번 부유해졌으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상태”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과도한 비관론이 진정된 지금이 오히려 또 다른 위험을 낳을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이 강화되면서 추가 관세 카드를 계속 테이블에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관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일시적으로 완화됐을지언정 실물 경제는 이미 서서히 감속 궤도에 진입한 상태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2025년 한 해 동안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 1.2%보다 낮은 수치다. 미국이 독주하던 2023년(2.9%)과 2024년(2.8%)에 비하면 뚜렷한 둔화다.

도이체방크는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상호관세 발표 이전보다 약 0.5%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대EU 관세는 당초 30%에서 절반 수준인 15%로 하향조정됐지만, 독일화학공업협회는 “허리케인을 예상하다가 폭풍 정도에 그쳤을 뿐”이라며 “충격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중국 역시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이중 부담을 안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5.0%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위안화 약세 덕분에 미국 이외 국가로의 수출이 견실했지만 앞으로도 이 효과가 지속할지는 불분명하다. 여기에 부동산 불황과 내수 침체로 인해 디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의 관세 수입은 2분기에 GDP 대비 0.9%에 달했다. 이는 1960년대 이후 통상 0.2~0.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급증이다. 관세 수입 증가가 재정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해외 수출기업들에 전가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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