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리 관세 50% 폭탄…동박업계 북미 대응 고삐

미국 내 생산량 적고 중국 동박은 사실상 진입 차단
롯데, 현지 공장 설립 재검토…SK는 공급 기반 확대
북미 ESS 시장도 기회…하반기 공급 본격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공장 (사진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미국이 수입 구리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동박업계가 북미 시장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고객사의 원가 부담이 커질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 수입 구리 반제품과 파생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동박은 구리를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단위로 가공한 소재로, 배터리 셀 원가의 약 10%를 차지한다.

미국 내 동박 생산량이 미미한 수준인 만큼 관세 부담이 당장 국내 동박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중국산 동박에는 기존 반덤핑·상계관세(약 46%)에 구리 관세까지 최대 96%에 달하는 관세율이 적용되며 사실상 미국 시장 진입이 봉쇄된 상황이다.

다만 완성차·셀 업체 등 고객사의 원가 부담은 불가피하다. 고객사들이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구매 물량을 조정하거나,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동박업체 입장에선 가공비 인하만으로는 관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 능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미국 공장 설립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까지 부지 선정 등을 진행했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 계획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로부터 현지 공장 설립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고객의 요청 강도, 투자 경제성, 필요한 설비투자(CAPEX)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지 투자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넥실리스는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주력 고객사 외의 공급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요타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도요타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에 동박을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의 거래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빠르게 성장 중인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새로운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산 ESS 배터리 역시 미국의 관세 장벽에 가로막히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유리한 공급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지난달부터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용 동박 공급을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미국 내 ESS 동박 수요가 올해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하반기부터 주요 고객사의 ESS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맞춰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북미 신규 고객사향 공급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하반기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중국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미국 시장에서 공급 기반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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