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에 무너지는 장 건강…염증성 장질환 환자 비만율 2배↑ [e건강~쏙]

비만과 함께 늘어나는 염증성 장질환, 예방하려면 올바른 생활습관 중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영향으로 염증성 장질환이 국내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만율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비만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황성욱·김민규 교수팀이 국내 염증성 장질환자 1만1216명의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한 결과 평균 비만율은 2008년 13.1%에서 2021년 29.8%로 약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반 인구의 비만율은 30.7%에서 37.1%로 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염증성 장질환자의 비만율이 일반인보다 약 2배 빠르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성별로는 남성의 증가폭이 여성보다 약 4배 높았다.

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MI의 증가와 함께 대사 증후군과 관련된 혈액학적 지표 역시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다. 특히 혈당은 정상 범위(70~99mg/dL)를 초과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고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 범위 내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크론병 환자의 중성지방 수치는 2008년 적정 수준에서 2021년 경계 수준인 150mg/dL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 염증반응이 오랜 기간 지속돼 복통, 설사, 혈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식습관, 약물, 흡연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이 거론된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1차 직계 가족은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약 20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나타나는 질환이다. 염증이 오래되면 대장암과 같은 중증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걸쳐 염증이 발생한다. 협착이나 농양, 천공, 누공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증상이 유사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비만과 대사 증후군은 심·뇌혈관계 질환을 포함한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염증성 장질환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식이 조절에 제한이 있으며 장 절제 수술의 병력이나 복용 중인 약물 등이 체중 및 대사에 영향을 미쳐 일반적인 비만 관리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혈변, 반복적인 복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하며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인 검진이 권장된다. 짜거나 단 음식은 장 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통해 건강한 장 내 미생물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육류보다는 생선 등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고성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질환인 만큼 장기적인 관리와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합병증이 없는 상태에서 조기에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로 염증을 적절히 관리한다면 평생 일상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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