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목욕탕’부터 구청사까지…서울시, 무더위쉼터 3770곳 운영 '이상 무'

공공시설 등 활용한 ‘무더위쉼터’ 3770곳 운영
폭염 취약 계층 위한 ‘동행 목욕탕’도 7곳 운영
내달부터 25개 자치구 청사도 무더위쉼터 변신

▲ 금천구청 무더위 쉼터. (사진 제공 = 서울시)

시원하게 잘 수도 있고 매일 깨끗하게 씻고, 사람들하고 만날 수도 있어서 너무 좋아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무더위쉼터’를 차질 없이 운영 중이다. 시는 시민들의 접근성이 높은 생활권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쉼터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31일 현재 도서관 등 공공시설과 은행 등을 활용한 생활밀착시설, 경로당 등을 활용한 무더위쉼터 3770여 곳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는 25개 자치구 구청사와 시민 방문이 많은 시립 청소년센터 10곳 등 총 35개 시설도 무더위쉼터로 추가 개방한다.

현재 운영 중인 무더위쉼터는 시민 누구나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구청, 도서관, 종합복지관 등의 ‘공공시설’과 은행 등 금융기관과 마트, 편의점, 쇼핑몰 등 ‘생활밀착시설’을 비롯해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이동노동자쉼터 등이 있다. 또한 저녁 시간 도심에 비해 기온이 낮은 공원 등 야외시설도 무더위쉼터로 꾸몄다.

특히 시는 폭염취약계층에 대한 더욱 세심한 보호를 위해 맞춤형 무더위쉼터도 운영 중이다.

쪽방촌 주민을 위한 ‘동행목욕탕’이 대표적이다. 샤워‧냉방 시설이 열악한 쪽방촌 거주 시민을 위해 인근 목욕탕(사우나)와 협약을 맺고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는 것은 물론 잠을 자고 목욕할 수 있는 곳이다. 시는 현재 5곳의 쪽방촌 인근에 7곳의 동행목욕탕을 운영 중이며 이 중 5곳은 열대야로 고생하는 쪽방 주민들의 밤더위대피소로도 활용 중이다.

실제로 30일 오후 방문한 영등포역 인근 동행목욕탕(동남 사우나)에는 쪽방촌 주민 약 10여 명이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며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동행목욕탕을 이용을 원하는 주민들은 쪽방상담소에 방문해 이용권(티켓)을 수령, 동행목욕탕에 제출하면 된다. 더위가 절정인 7~8월에는 매일 1개의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한 달에 4장을 받을 수 있던 목욕권을 더하면 사실상 매일 동행목욕탕을 통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셈이다.

동행목욕탕을 이용하는 쪽방 주민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날도 더운데 시원하게 목욕도 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좋다”,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겁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30일 '동행목욕탕'으로 운영 중인 영등포구 동남 사우나를 이용 중인 쪽방촌 주민들. (사진 = 이민재 기자 2mj)

동행목욕탕은 업주에게도 경제적인 혜택이 되고 있다. 동행목욕탕 사업에 참여하면 시에서 나오는 고정 지원금을 받는 것은 물론 쪽방 주민 이용자 수에 따라 추가로 비용을 정산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남사우나를 운영하는 서현정(65) 대표는 “코로나19 이후로 존폐 위기에 놓일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라며 “봉사 차원에서 ‘동행목욕탕’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했는데,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대표는 “덕분에 한밤중에도 전기세 걱정 없이 에어컨을 틀어드릴 수 있다”라며 “‘목욕’을 통해 정신 건강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시는 내달 1일부터 자치구청사 무더위쉼터를 본격 운영한다. 구청사 무더위쉼터는 구청 개방시간과 이용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 예정이다. 보통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고, 폭염특보 발효 시에는 운영시간을 늘리거나 주말과 공휴일에도 운영하는 방식으로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

또한 시립 청소년센터 중 시민 이용이 많은 시립 강북‧금천‧목동(양천구)‧문래(영등포구)‧서대문‧서울(중구)‧성동‧성북‧창동(도봉구)‧화곡(강서구) 청소년센터 등 10곳도 무더위쉼터도 새로 지정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이동노동자쉼터 21개소(거점형 4개소, 지하철 역사 내 2개소, 간이쉼터 15개소)도 운영 중이다.

시는 무더위쉼터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점검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25개 자치구의 자체 점검반이 도서관, 복지관, 경로당 등 서울 시내 모든 무더위쉼터를 대상으로 운영시간과 개방 여부를 매일 1회 이상 확인한다. 시‧구 합동점검 등 방문 점검도 수시로 진행 중이다.

무더위쉼터별 운영시간과 위치는 서울시 재난안전정보 포털 ‘서울안전누리’에서 확인 가능하고 이외 폭염 대응 시민행동요령, 기상 특보 현황 등 폭염 관련 종합 정보도 알아볼 수 있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시민 누구나 일상 속 가까운 곳에서 안전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무더위쉼터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청소년센터나 구청사에 조성한 무더위쉼터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니 더위를 피하실 분은 누구나 편하게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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