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해군력’ 강조…'해군의 날' 행사는 우크라이나 공습 우려에 축소

푸틴 “해군 전투력, 질적으로 도약할 것”
드론 공습 우려에 해군 퍼레이드 취소
행사 앞두고 우크라이나 드론 99대 격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 행사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호위함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를 방문해 군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해상 무력 강화"를 강조했다. 행사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을 우려해 기념행사는 축소 진행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해군의 타격 능력과 전투력이 질적으로 새로운 수준으로 도약하게 할 것”이라며 "더 많은 군함을 건조하고 해군 훈련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강한 해군을 만들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과는 무색하게 이날 행사는 예정됐던 퍼레이드가 취소되는 등 이전보다 작은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20척 이상의 수상함, 잠수함 1척, 범선 4척, 2500명 이상의 군인이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는 퍼레이드에 참석할 러시아 함선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퍼레이드가 취소된 것은 안보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해 퍼레이드를 앞두고도 우크라이나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공격하려 한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러시아 해군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공습에 큰 피해를 보는 등 좋지 못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흑해함대는 기함인 '순양함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의 넵튠 대함 미사일 두 발을 맞고 침몰하는 등 전력의 약 3분의 1 이상이 파괴 또는 작전 불능 수준의 타격을 입었다. 이에 흑해 함대는 전쟁 지역에서 더 먼 항구로 철수하거나 격리 운용하는 등 러시아가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미지를 실추하는데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해군의 날 행사를 앞두고 러시아 여러 지역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이 있었다. 공습 영향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이 약 5시간 동안 폐쇄돼 수십 편의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밤새 우크라이나 드론 99개를 격추했다”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지역에서만 51대의 드론이 격추됐고,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라고 설명했다.

해군의 날 퍼레이드는 취소됐지만,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해군 본부를 찾아 해상 기동훈련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24일부터 4일간 진행된 해당 훈련엔 군함 150척, 병력 1만5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있는 크론슈타트 해군 기지를 방문해 발트 함대 소속 호위함 승조원들을 만나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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