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다음달 정상회담 개최 제안
러시아 “정상회담은 종료를 위한 회담”
미국 압박에 형식적 협상을 했다는 해석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차 고위급 평화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종전을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한 채 큰 성과 없이 끝났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3차 협상에서 포로 교환 등 일부 사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지만, 우크라이나가 추진 중인 양국 정상회담 개최는 러시아 측에서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은 약 40분간 진행됐는데, 이는 지난 5월 열렸던 1차 협상 90분, 지난달 열린 2차 협상 60분보다도 적다.
이전 협상 때처럼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과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A) 사무총장이 양국 대표로 참석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중재역으로 동석했다.
협상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각각 1200명의 포로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인 시신 7000구 이상을 돌려보냈으며, 3000구를 추가로 이송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러시아는 전선에서 전사자 시신과 부상자를 옮기기 위해 하루나 이틀 정도의 단기적 휴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우메로우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회담 중 러시아 측에 다음 달 말까지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라며 “우크라이나는 휴전 준비를 마친 상태다. 러시아는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메딘스키 보좌관은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사전에 합의 조건을 확정하는 것이 순서”라며 “이런 회담은 합의사항을 논의하는 것이 아닌 최종 서명을 위한 회담”이라며 당장은 추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그는 “양국이 분쟁 해결을 위해 오랫동안 논의했지만, 입장 차가 뚜렷하다”라면서 “대표단과 실무진 차원에서 접촉을 계속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4차 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 역시 이전 회담들과 마찬가지로 양국의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협상 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입장 차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이번 협상 역시 러시아가 미국의 압박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협상장에 참석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50일 안에 휴전이나 종전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와 무역을 하는 국가들에게도 고강도 관세를 매기겠다는 경고를 보냈다. 이에 러시아 측에서 휴전에 노력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트럼프가 제시한 50일이 끝나기 직전에 극적인 휴전 타결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는 현재 여름 대공세를 진행 중이고, 이 기간 동안 한 뼘이라도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한 후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