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ㆍ日 무역협상 타결…760조 대미 투자, 25% 관세는 15%로

▲미국과 일본이 22일(현지시간)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양국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일본이 무역협상을 마무리했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0조 원)를 투자하고 일부 품목에 대한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대가로 25%였던 상호관세는 15%까지 낮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방금 일본과 대규모 합의를 완료했다”며 “아마도 지금까지의 협의 중 최대 규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500억 달러 투자로 인한 수익 가운데 90%를 미국이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일본산 수입품 전체에 15% 관세를 부과한다. 일본이 특히 관심을 쏟은 자동차 관세 역시 상호관세 비율(15%)에 맞췄다. 무역협정에 대한 추가 세부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NHK방송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품목별 관세로 25%를 적용받았던 자동차 관세율을 절반인 12.5%로 하고 원래 세율이었던 2.5%를 더해 15%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자동차와 트럭, 쌀과 농산물 등에서 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미국이 추진 중인 1300㎞ 길이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관련 양국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다는 내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미국과 일본이 무역협상을 완료했다. 사진은 2월 7일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일본에 24%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7일 한국과 더불어 일본에 보낸 무역서한에서 오히려 이전보다 1%p 오른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비롯해 거액을 미국에 투자하는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관세율을 낮춘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3일 총리관저에서 무역협상 타결과 관련해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관세를 조정받았다”면서 “또 자동차와 그 부품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쿼터 적용 없는 관세 인하를 실현하게 됐다”고 정부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이어 “반도체나 의약품 등 경제안보상 중요 품목에 대해서는 향후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일본을 다른 국가들보다 불리하게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확답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관세부과 시점인 내달 1일을 약 일주일 앞두고 미국과 주요 교역국이 속속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과의 무역협정 타결 소식도 전했다. 이에 첫 합의국인 영국 이후 △베트남(46%→20%) △인도네시아(32%→19%) △필리핀(20%→19%) △일본(25%→15%) 등 모두 5개국이 협상을 마무리했다.

중국과의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8~29일 제3차 무역 협상을 할 예정”이라며 “내달 12일 만료 예정인 관세 휴전 연장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차 협상에서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제재 대상) 수입도 의제로 제기된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현재 제조업 생태계를 수정하고 소비경제 구축에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미국이 주요 교역국 및 중국과 무역협상을 속속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25일 ‘2+2 통상협의’에 나선다. 미국 측 대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