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진입과 저출산, 기후변화 등 복합적인 환경 변화에 맞게 자산관리 설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금융대전'에서 '초고령사회와 새 정부 출범기, 부동산과 금융의 지혜로운 통합설계 – 골든라이프를 위한 정책적·실천적 과제' 발제 강연에서 "지금까지의 자산관리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지속 가능한 골든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으로 인구 감소를 꼽았다. 2036년부터 수도권 인구 감소가 예상되며 2042년부터는 가구수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변화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한국에서도 바나나가 재배될 만큼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해안가 침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도심 주거지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문위원은 한때 관심을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가는 소비의 디지털화, 가계부채, 저출산, 고령화,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빌딩과 원룸주택 역시 감정노동과 공실 공포,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투자 메리트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피스텔의 경우 전국 평균 수익률이 5.5%, 서울은 4.9%로 낮아졌다"면서 "배당주 분리과세가 시행되면 (증시가 부각되는 만큼) 수익형 부동산의 매력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자산의 아파트 편중 현상도 지적했다. 박 전문위원은 "토지, 빌딩, 단독주택으로의 자금 분산이 이뤄지지 않고 아파트에만 몰리고 있다"며 "아파트 편식 사회가 지속되면 자산 포트폴리오가 취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부동산도 금융의 한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문위원은 "기준금리, 가계대출 등 금융 지표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서울·수도권은 투자상품화되면서 대출과 통화량 영향을 크게 받고 지방은 금리 인하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 중심으로, 로컬에서 글로벌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투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젊은 층과 지방 거주자는 글로벌 금융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박 전문위원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50대 50으로 배분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퇴직 후를 대비해 금융지능을 높이고, 주식 투자를 필수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