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고난도 신장 재이식 수술로 말기신부전 환자에 새 삶

항체 발생으로 이식 기회 7회 미루고 투석하던 환자, 거부반응·합병증 없이 건강 되찾아

▲두 번째 신장이식 수술로 건강을 되찾은 50대 여성 경 모 씨가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에게 뜨개질로 만든 카네이션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저에게 두 번의 기회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선물 받게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두 번째 신장이식 수술로 새 삶을 시작한 50대 여성 경 모 씨가 장기이식센터에 감사 편지를 전했다고 17일 밝혔다.

경 씨는 20대 초반 말기 신부전을 진단받은 후 오랜 기간 혈액 투석을 받아왔다. 1999년 첫 번째 신장이식을 받으며 평범하고 건강한 일상을 기대했지만, 이식 7년 만에 거부반응으로 이식한 신장의 기능이 저하됐고 다시 투석치료를 시작했다.

한 번 이식을 받으면 콩팥에 대한 항체가 발생하는 ‘고도 감작(High sensitization)’으로 재이식이 어려운 경우가 흔하다. 경 씨 역시 첫 번째 이식했던 신장이 기능을 소실하자 항체가 발생했다. 오랜 대기기간 끝에 이식받을 차례가 됐지만, 항체로 인한 급성 거부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이식수술 기회를 7회 미뤘다.

경 씨는 기약 없이 기다리며 우울증도 겪었지만, 마음이 힘들 때면 뜨개질로 힘든 시간을 견디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뜨개질로 완성한 작품들을 주변에 나누며 힘든 투석 치료를 이겨냈다. 의료진도 항체에 대한 정밀 분석 등의 충분한 대비를 완료하고 경 씨를 격려했다.

올해 4월, 경 씨는 유전자형이 비교적 일치하는 뇌사자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그는 항체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식 전 항체 주사 등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받았다. 이식 후 2주 만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고, 3개월이 경과한 현재 거부반응과 합병증 없이 이식 신장 기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기간 환자를 진료하며 용기를 준 정병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투석이 길어지면 혈관 석회화와 같은 다양한 합병증의 발생으로 정작 이식받을 기회가 와도 건강 문제로 이식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분은 철저한 식이 조절을 비롯한 초인적 본인 관리를 해 왔기에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새로운 생명을 선물해 주신 뇌사자와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금도 힘든 치료를 견디시며 이식 차례를 기다리는 많은 환자분에게 희망의 소식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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