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인 ‘일·가정 양립’ 애로 가장 커
4차 산업기술 활용기업 3.2%
R&D 경험률도 4.2% 그쳐

국내 여성기업 비중은 전체의 41%에 달하지만 4차 산업기술 활용기업은 3.2%에 불과한 실정이라는 지적이 재계에서 제기됐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격차 해소를 통한 여성기업 스케일업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여성기업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제2차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를 개최하고 여성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제언서를 국회에 건의했다.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는 여성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정부의 소통창구로 3월 출범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인선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을 비롯해 정기옥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장,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참우섬유 대표) 등 여성기업인 40명이 참석했다.
정기옥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장은 “여성기업 수는 지난 8년간 연평균 5% 이상 꾸준히 증가하며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술 활용도나 연구개발(R&D)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정체된 것이 현실”이라며 “AI와 로봇 등 기술 분야의 스케일업을 위해 국회와 정부와의 정책 연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는 소통플랫폼을 통해 ‘여성기업지원 활성화를 위한 국민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여성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제언문을 국회에 전달했다. 제언문엔 △육아 및 돌봄 지원체계 마련 △디지털 전환 지원 △금융 접근성 제고 등 3대 정책과제를 담았다.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가 소통플랫폼을 통해 여성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여성기업 지원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조사한 결과, 여성기업인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육아·가사 등 일 가정 양립 문제’(28.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회적 편견 및 차별’(22.0%), ‘경영 경험 부족’(18.9%), ‘시장·판로 개척’(17.0%) 순이었다.
여성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기술력·품질 등 전문성 강화’(42.5%), ‘인재 확보 및 조직 문화 개선’(17.2%), ‘혁신적 아이디어 개발’(16.2%) 등을 꼽았다. 여성기업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자금 지원 확대’, ‘일·가정 양립 지원’, ‘판로 및 마케팅 지원’, ‘AI 등 혁신경영 지원’등을 차례로 꼽았다.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는 제언문을 통해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에서 배제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휴가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세금 납부 유예 등 제도적 공백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며 자녀 돌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여성CEO의 공공직장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 상향, 지역 돌봄서비스 연계를 제안했다.
여성기업의 기술력·전문성과 관련해 여성기업의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 활용도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여성기업 수는 최근 8년간 연평균 5.2% 증가해 2022년 기준 326만 개(전체의 40.5%)에 달했지만, 여성기업의 80% 이상이 1인 기업이거나 소규모 자영업에 해당했다.
R&D 경험률과 신기술 도입률도 저조한 실정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기업 비중은 3.2%로 남성기업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인 R&D 경험률도 여성 중소제조기업의 경우 4.2%에 그쳤다.
제언문은 AI·로봇 도입 지원, 여성기업 전용 스마트 전환 패키지 신설, 업종별 디지털 마케팅 교육 지원 등을 건의했다. 통해 초기 도입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을 함께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건의했다.
또한 제언문에 따르면 전체 여성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여성기업 확인 제도’를 모르고, 정책금융을 활용하는 여성기업 비중도 18.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여성기업 전용 보증·투자상품 마련, 금융기관 실무자 대상 성인지 교육 확대, 미디어 중심의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