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신차 판매 전년 대비 5.2%↑⋯관세 부과 전 ‘패닉 바잉’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2분기(4~6월)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판매량이 증가했다. 다만 본격적인 자동차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해 사전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월 이후 판매는 둔화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분석기관 콕스오토모티브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신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402만5000대)보다 5.2% 증가한 423만6400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시장 1위는 전년 대비 7% 성장한 제너럴모터스(GM)가 차지했다. 이밖에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에 나섰던 포드 판매도 14.2% 증가하는 한편, 일본 도요타의 미국법인 판매도 7.25 증가했다.

2분기 자동차 판매 증가는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서둘러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상호관세가 발표(4월 2일)되고 유예가 확정된(4월 9일) 이후 신차 판매가 급증했다.

4월 완성차 판매는 현지생산과 수입차를 모두 포함해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51만9900대에 달했다. 이어 5월 판매 역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6월 판매는 판매 일수를 따졌을 때 5.4% 감소했다. 4~5월 판매 성장이 전체 2분기 판매실적을 주도한 셈이다.

완성차 제조사는 통상 60일 규모의 재고를 보유한다. 예컨대 지금 당장 공장가동을 중단하더라도 향후 60일까지는 정상적으로 판매가 이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이 상호관세 발표를 전후해 "앞으로 2개월 동안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세와 무관한, 관세 부과 이전에 수입해 재고로 보유 중인 완성차 2개월 판매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4월 판매가 10% 이상 급증하면서 이후 판매 가능한 물량(상호관세 미적용분)이 점진적으로 감소, 6월 판매는 인기 하락보다 재고 부족 여파가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이와 관련해 "4월과 5월에 판매를 촉진했던 선행 수요가 이제 대부분 충족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자 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5% 안팎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최종 소비자 가격이 25% 수준까지 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세로 인한 권장소비자가격(MSRP) 인상을 제조사와 판매법인ㆍ현지딜러 등이 나눠 부담하게 되는 만큼,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이달 1일부터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 가격을 평균 270달러(약 37만 원) 인상한다고 보도했다. 평균 가격이 3만5000~4만 달러 수준인 만큼, 인상 폭은 5% 미만인 셈이다. 미쓰비시 역시 미국 판매 가격을 평균 2.1% 인상했고, 스바루도 6월에 생산한 신차부터 가격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호관세가 본격화할 경우 인상 폭은 재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