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에 커지는 금리 인하 기대…상반기 초단기채펀드 12조 몰렸다

국내주식형보다 3.7배 많은 자금 유입
예적금보다 높은 이자에 유동성 관리도
美 금리 인하 사이클 타고 매수세 가열

올해 상반기 국내 초단기채권펀드에 12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30일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27일까지 설정액 10억 원 이상 69개 국내 초단기채권펀드 설정액은 11조756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액티브형을 포함한 국내주식형 펀드 1038개에 유입된 3조1060억 원보다 3.7배가량 많다. 초단기채권펀드를 향한 자금 유입 흐름은 최근 3개월(5조4649억 원), 1개월(8461억 원) 등까지 지속됐다.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24일 상장 이후 5503억 원이 순유입되며 전체 국내 상장 ETF 중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빨아들였다. 해당 상품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이 발행한 초단기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최근 1주일간 ‘TIGER단기채권액티브(2591억 원) ETF’와 ‘TIGER 머니마켓액티브(1740억 원)’ 등도 자금 유입 상위 3, 4위를 차지했다.

초단기채권펀드는 만기 90일 이하 채권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를 비롯해 잔존 만기가 1년 이하로 짧은 채권으로 구성된 펀드를 일컫는다. 주로 국채나 기업어음(CP), 통화안정채권 등을 투자 자산으로 삼는다. 채권 만기가 짧은 만큼 이자율 변화에 민감하지 않으면서도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가 자금을 단기간에 주차하듯이 맡겨놓는 ‘파킹형’ 상품으로 분류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확산하며 단기자금 시장을 향한 투자심리가 달아오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發) 관세 국면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예·적금과 저울질하던 자금이 초단기채권 투자 상품으로 기울었다는 설명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에 따라 금리 인하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지표가 시장 우려보다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노동시장 지표마저 둔화세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강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상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 국내 기준금리와 함께 예·적금 금리도 떨어진다. 초단기채권 상품은 예·적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면서도 예·적금과 같이 원금 손실 우려가 적다고 평가받는다. 이날 기준 TIGER 머니마켓액티브, TIGER단기채권액티브 연환산수익률(YTM)은 각각 2.75%, 2.5%로 집계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신한·우리·하나·KB국민·NH농협)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2.15~2.58%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인데다 금리 인하기를 앞두고 있어 단기자금 운용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양도성예금증서(CD)와 같이 기존에 MMF와 경쟁하던 파킹형 상품들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며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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