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과목 분별력 확보 실패⋯9월 모평 난이도 올라갈 듯
4일 치러진 2026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영어 영역 1등급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열 학생이 사회탐구 과목을 치르는 ‘사탐런’과 수학 미적분·기하에서 확률과 통계로 갈아타는 ‘확통런’ 현상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6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보면, 영어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중은 19.10%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 평가원 모의고사와 본 수능을 통틀어 최고 비율이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6.22%였다.
수능은 점수 상위 4%까지 1등급을 부여한다. 다만 영어는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문제가 지나치게 쉽게 출제되며 1등급 학생이 5분의 1 수준에 육박하자 변별력 확보에 크게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과목은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 잘하는 학생들의 경쟁력이 없어진 것”이라며 “6월 평가원 모의평가 결과는 수시 원서를 내는 데 중요한 판단자료인데 이 점수를 활용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수학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3점으로, 지난해 수능(140점)보다 3점 높아졌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로 지난해 수능(139점)보다 2점 낮아졌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며 통상 최고점이 140점을 넘으면 문제가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른바 ‘사탐런’ 현상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사회탐구 총 응시인원은 13만2290명(31.5%) 급등했지만 과탐은 7만4934명(21.5%) 감소했다. 자연계열 진학 시 사회탐구 과목 선택을 허용하는 대학이 증가하면서 사회탐구를 택하는 ‘사탐런’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수학 미적분·기하에서 확률과 통계로 갈아타는 ‘확통런’도 늘었다. 수학 확률과 통계 응시인원은 지난해 6월 48.3%에서 52.8%로 늘었다. 반면 미적분은 48.7%에서 44.4%로, 기하는 3.0%에서 2.8%로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을 선택해 조금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아보려 한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 관계자는 “사탐런 현상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며 올해 수능의 최대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탐구과목의 점수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사탐, 과탐 모든 수험생의 수험 부담과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